청담동 평양냉면 '진청수' - 신생인데 이런 맛을 내?
신생 같지 않은 평양냉면 '진청수'
평양냉면 전문점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대를 이어 유명한 곳들도 있지만, 신생 평양냉면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그 중 '진청수' 를 다녀왔다. 청담동에 위치해 있는 진청수는 신생답지 않은 전문성을 띄고, '빼기' 라는 철학을 담아 평양냉면의 맛. '그리움' 이라는 맛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냉면 만큼은 칭찬을 해주고 싶은 곳이다.
평양냉면 진청수
주소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70길 9 1층(청담동 13 1층)
전화 : 0507-1442-1450
주차 : 발렛파킹(내비에 '아틀레 청담본점' 찍으면 발렛 요원이 안내해줌, 1시간 3천원)
영업시간 : 11:00~31:30 / 브레이크타임 :15:00~17:00
평양냉면 진청수는 주방이 오픈되어 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요리를 하는 것부터 위생까지 대놓고 오픈한 것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들은 요즘의 물가가 반영된 일반적인 가격들이다. 물냉면이 13,000 원인데, 생각보다 양이 푸짐해서 괜찮았다. 하지만, 냉제육은 좀 많이 놀랐다. 맛에서 놀라고, 양에서 놀랐다.
15,000 원짜리 냉제육 반접시를 주문했는데, 7조각이 나옸다. 이 점은 심각하다. 다른 곳들도 이정도보다는 많이 나온다. 물론, 잡내 없이 깔끔하고 쫄깃한 냉제육을 새우젓을 살짝 찍어 멋으니 정말 고소하고 감칠맛이 돌아 맛있었지만, 이정도의 양에 가격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맛은 있지만, 양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그리고, 만두 반접시를 주문하면 이렇게 만두 3개가 나온다. 그런데 약간 급하게 만든 것 같다. 만두피 끝이 약간 딱딱했는데, 찌는 타이밍을 좀 짧게 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만두소는 상당히 맛있었지만, 역시나 양은 아쉽고 제대로 쪄내서 오지 않아 완성의 디테일이 떨어졌다. 그래서 만두와 냉제육에서 감점이다.
칭찬할 것은 이 평양냉면 물냉면이다. 이제는 파와 오이를 빼기로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이의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좀 아쉽지만, 진청수라는 이름처럼 정말 맑은 육수가 매력적이다. 국내산 한우와 한돈을 사용해 우려낸 육수는 소금으로 간을 해 투명함을 완성시켰다. 육수를 우리고 나면 나오는 부스래기도 없어 마치 애니메이션 '토리코' 에 나오는 '센츄리스프' 가 이런 맛일까? 하는 상상도 들 만큼 은은한 감칠맛과 청량함이 짜증과 속상함을 내려준다. 차가운 살얼음으로 맛이 어떤지 알 수 없고, 면의 맛마저 해치는 그런 냉면이 아니라서 더욱 시원하다. 빼기라는 철학을 정말 잘 적용해 완성도를 매우 높였다는 점에서 감탄스러웠다. 심지어 여긴 역사가 깊은 곳이 아닌 신생 냉면집인데 말이다.
면은 세면의 중간 정도의 굵기로 메밀의 향과 단맛. 그리고 적당한 익힘으로 씹는 맛까지 구수해 육수와 깔끔하게 잘 어울리며, 양도 많다. 육수 한모금 마시고 나서, 면을 잘 풀어 한젓가락 입에 넣으면 적당한 굵기의 면과 함께 딸려오는 육수가 청량함으로 반겨주고, 이어서 메밀의 구수함이 저절로 눈을 감고 음미하게 만든다. 신생 평양냉면집이 이런 맛이라니!? 그리고, 고명도 제법 푸짐하다.
신생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 만큼 냉면의 완성도는 정말 칭찬할 만하다. 의정부파와 장충동파가 섞인 듯한 맛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한번 더 방문해서 오이와 파가 빠진 냉면을 맛 볼 필요를 느꼈고, 다른 메뉴도 궁금해졌다. 신생답지 않은 신생. 중고신입 같은 노련함으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냉면집이다.
맛 : ★★★★☆(냉제육과 만두에서 감점. 냉면은 적극 추천!)
가격 : ★★★★☆(냉제육과 만두에서 감점)
주차 : ★★☆☆☆(발렛파킹 해야 함)
재방문의사 : ★★★★★(강남권이라면 가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음)
맛있다. 냉면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걱정이 없을 것이, 오너부터 냉면에 대한 고민이 상당하다. 짧은 기간 동안 육수를 매우 맑게 만들어냈고, 면의 굵기부터 익힘의 정도까지 고심한 흔적들이 보인다. 주인장과 냉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더 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