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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디젤 게이트 음모론

자동차 칼럼

by toomuch 2015. 10. 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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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說)! Volkswagen Diesel Gate

누가? 왜? 무엇을 위하여?


너무나도 큰 이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건은 단순히 폭스바겐만의 문제는 아니며, 규모 또한 거대하기에 단순한 이슈가 아닌, 음모론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서, 한번 음모론을 해보려 한다. 객관적 사실 외의 '썰(음모론)' 에는 따로 음모론이라는 표기를 하면서 글을 시작하겠다.


아, 그리고 이거 하나 알고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폭스바겐과 관련된 이슈는 디젤에 대한 이슈와, 폭스바겐이라는 기업에 대해 촛점들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문제(이슈)는 폭스바겐이 고객을 '속였다' 라는 것이다. '디젤' 자체를 방사능처럼 취급하는 것은 문제를 보는 바람직한 시선이 아니다.



이슈 1. 대체 무엇이 문제였나?


미국 환경 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와 국제 청정교통위원회(ICCT)의 연구로 인해 밝혀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의 눈속임이 만천하에 다 드러났다. 2012년부터 시작된 연구는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에 ICCT 에서 2013년 5월에 연구를 완료하고, 연구결과를 눈여겨 봤던, EPA 에서는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엔진 중 일부 모델에서 미국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피하기 위한 배출가스 조작을 위한 차단장치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었음을 공개하면서, 고객을 속였다는 점과 함께, 엄청난 벌금(한화 약 21조원)이 이슈가 되었다.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고객기만' 이다. 국내였으면 별 문제 없었을 듯 싶은데, 미국발 디젤 게이트는 유럽. 특히, Made in Germany 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으며, 폭스바겐 주식은 배출가스 조작사건 이후 이틀만에 31%(40조 증발)이나 폭락하는 등,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정확히 무엇을 속였나?


EA1 89 타입의 디젤(TDI) 엔진이 들어간 폭스바겐 골프, 비틀, 제타, 아우디 A3 등의 모델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ECU 에 심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티어링휠의 각도, 속도, 엔진 가동 지속시간, 대기압 등의 정보를 분석하여, 테스트 시험때와는 다르게 실제 주행 상태에서는 후처리장치가 꺼진채로, 최대 40배 정도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작한 것이다. 즉, 테스트 때에만 정상적인 규제범위의 NOX 배출량을 맞추고, 실 주행에서는 연비와 출력향상 등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끈 것이다. 역시 사기도 머리 좋아야 친다.


질소산화물(NOX)의 유로6와 미국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


유럽의 유로6는 km 당 80mg이 기준치이며, 미국은 km 당 30mg 이다. 유로6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치보다 미국이 두배 이상 깐깐하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이 속였다는 걸 배제하고, 다른 메이커들은 질소산화물을 얼마나 배출하고 있나 확인해보자.


ADAC에서 질소산화물 측정을 한 결과를 한번 살펴보자. 참고로, 80대를 측정하였으며, 실 주행에서 측정되는 방식이 아닌, 실내에서 Well to Wheel 방식으로 측정된 결과이고,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유로6조차 말이다. 대표적인 모델 몇개만 살펴보자.



 모

질소 산화물 배출량(mg/km) 

- (유로6 : 80mg/km, 미국 : 30mg/km)

 레인지 로버 스포츠 하이브리드 3.0 SDV6

1,600 이상

 현대 i20 1.1 CRDi

700 이상

 피아트 500X 1.6 Multijet

600 이상

 포르쉐 마칸 S 디젤

500 이상

 메르세데스 C220 블루텍 왜건

200 이상

 BMW 420d 쿠페

100 이상

 푸조 508 블루 HDi

80 수준

 스코다 수퍼브 왜건 2.0 TDI

 80 이하 

 폭스바겐 CC 블루 TDI SCR

 80 이하 


조사된 차량에서 미국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충족하는 모델은 단 하나도 없다. 유로6도 겨우 만족하는 수준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맞추는 메이커가 없다. 그렇다고 미국 시장에서 디젤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도 않다. 


그럼, 한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썰/음모론을 펼쳐보자. 음모론은 언제 봐도 재밌으니깐.



토요타의 급발진 사건보다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는 그 파급력을 볼 때에, 음모론을 제기할 수 있다.




[썰] 음모론 1.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배후엔 피에히와 GM 이?


음모론엔 배후가 나와야 제맛이다. 이번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배후에는 GM과 쓸쓸히 쫒겨난 前 폭스바겐 회장 피에히가 배후라는 생각이 든다. 아 물론, '썰' 이라는 점을 알아둬라.


<2014 Global Market Share>


2014년의 전세계 판매량 통계를 보면, 여전히 토요타가 1위를 하고 있고, 뒤이어서 폭스바겐. 그리고, 3위가 GM 이다. 피에히 의장은 세계판매 1위를 목표로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전세계 1위를 눈앞에 두고 물러나야만 했다. 그것도 쓸쓸히. 그리고, GM 은 언제나 세계판매 1위를 하고 싶어했지만, 토요타에 밀려서 그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고, 토요타가 급발진 사건으로 약해졌을 때에 잠시 올라서나 싶더니, 폭스바겐이 그 뒤를 바짝 쫒고 있었다. GM 으로서는 두 메이커가 눈엣가시로 보였을 것이다. 물론, 미국내 시장에서는 GM 이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바로 포드가 바짝 따라붙어있지만 말이다.


<2015 USA Market Share>


미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를 합치면, 8.3%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폭스바겐은 2% 라는 낮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사실, 미국시장에서는 GM 이 폭스바겐을 견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전세계 판매량. 특히, 앞으로의 성장이 유망해보이는 유럽과 중국을 한번 살펴보자.


<2014 EU Market Share>


유럽에서 폭스바겐은 시장점유율 25.3% 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에 비해서, GM 은 오펠과 더불어 6.7% 의 시장점유율밖에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오펠의 디젤기술을 활용해 유럽시장에서 많이 판매를 하려 하고 있지만, 여전히 폭스바겐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중국 시장에서는 어떨까?


<2015 China Market Share>


중국은 자국자동차의 점유율이 높다. 하지만, 수입차 부분에서 본다면 북미차량은 중국에서 독일자동차 회사 점유율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즉, GM 이 내수시장에서는 확실히 잘 팔리고는 있지만, 글로벌로 볼 때에는 폭스바겐이 눈에 거슬렸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2015 글로벌 신차 등록통계>


확실히, 미국을 넘어 중국과 유럽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비춰진다. 음모론에 따르자면, GM 은 폭스바겐의 디젤(TDI) 을 뛰어넘거나 넘어뜨려야만 글로벌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GM 은 폭스바겐이 선택한 NOX 제거기술보다 뛰어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하지만, 미국내 시장에서 디젤 찾기란 정말 힘들다. 환경보호? 가솔린 차량과 발전소 등을 먼저 때렸어야 정상이 아닌가 싶다. 미국은 환경보단 돈이 먼저일 거라는 생각이다. 



대표이미지


'Volkswagen' 이란 말 자체가 '국민의 차' 로, 저렴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TDI 엔진을 개발하고, 까다로운 유럽과 미국의 환경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질소산화물을 처리하는 방식에는 LNT 라는 희박질소촉매방식와 SCR 방식이 있는데, SCR 방식은 비싸고, 고정비용 지출에 따른 고객불만과 차량의 일부 공간을 많이 차지해야 한다. 그래서, 폭스바겐이 선택한 방식은 LNT 방식으로 가격경쟁력과 경량화, 연비향상 등의 효과를 누렸을 것이고, 이 방식이 실제 주행시에 배출가스량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치트키(소프트웨어 조작)를 썼을 것이라고 본다.


GM 이 선택한 SCR 방식은 요소수를 촉매장치에 분사하여 효과적으로 질소산화물(NOX)의 제거가 가능하다. 단점은 추가로 장착하는 비용의 증가와, 지속적으로 요소수를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점인데, GM 에서 새롭게 나오는 디젤차량에는 SCR 방식이 채택되어 있으며, 요소수 보충을 위한 주행거리를 11만km 로 웬만해서는 크게 신경쓸 점이 없다. 더욱이, SCR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디젤차량이라고 하더라도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는데 큰 문제가 없다. 뭐 그래도 나오겠지만..


<마틴 빈터콘>


피에히 회장의 복수?



피에히 회장의 복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폭스바겐의 권력다툼 끝에 지금은 물러난 빈터콘 CEO 에게 밀려나서 독일 자동차계의 전설이라고 불리웠던 피에히가 쓸쓸하게 물러나야 했었으니 말이다.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포르쉐 가문의 사람이다. 피에히는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 공기저항 기술, 경량화 기술은 물론,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TDI 엔진을 만든 장본인이다. 자동차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릴만한 인물이며, 지금의 거대공룡 폭스바겐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마틴 빈터콘을 바라보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피에히 의장은 세계판매량 1위를 목표로 두고 있었고, 마틴 빈터콘은 영업이익률 개선에 더 관심을 보였었다. 30년동안 동고동락했던 마틴 빈터콘을 자신이 직접 키우고, 지원했지만 결국, 축출하고자 하였었고, 이에 실패해 피에히 자신이 물러나야만 했었다. 지난 4월의 이야기이다. 피에히는 자신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볼프강 회장과 가까운 빈터콘을 경질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볼프강 회장이 주주들을 끌여들여서 피에히를 축출시켰다. 2017년까지가 임기였지만, 회사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어찌보면, 포르쉐 손자와 외손자와의 싸움이었다. 



이번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피에히는 자신이 지원하는 마티아스 뮐러(포르쉐 스포츠카 사업부분 CEO)를 폭스바겐 CEO 로 앉혀놓았다. 피에히 전 의장과 뮐러의 인연은 1977년부터 시작하였는데, 아우디 견습생이었던 뮐러를 피에히가 2009년에 포르쉐 CEO 에 임명한 만큼, 이번 디젤 게이트의 배후에는 피에히 전 의장의 폭스바겐을 되찾기 위한 이슈였다는 음모론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디젤이 연비와 출력이라는 장점에 '클린 디젤' 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제조사에서도 디젤이 죽길 바라고 있을거라고 음모론이 돌고 있다. 때마침 테슬라가 모델X 를 발표하면서, 클린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기에 배후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음모론도 있다.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로 지금의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확산된 것이 아닐까 싶다.


여기까지 디젤 게이트에 대한 음모론이었고, 여러분들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폭스바겐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문제이지, 디젤이 모두 나쁘다라는 생각은 문제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디젤은 지금도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있으며, 우리의 환경을 해치고 있는 것은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다. 디젤은 후처리 방법에 따라 계속 클린디젤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디젤게이트가 한국에서의 문제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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