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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임팔라와 그랜져를 비교시승해보니..

자동차 시승기

by toomuch 2015. 9. 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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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져와 임팔라는 헤어진 전 여자친구와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나는 느낌!


익숙함과, 새로움의 차이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임팔라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경쟁상대로 현대 그랜저를 꼽았었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고, 가격대로 본다면 그랜저와 비교하는 것이 옳지만, 개인적으로는 임팔라와 아슬란과의 대결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가격대를 떠나서, 출력과 퍼포먼스를 말이다.


대표이미지


임팔라와 그랜저는 확실히 가격대에서 경쟁모델이다. 그렇다면, 실제 시승을 통해 느낀점이 얼마나 다를지 알아보자. 외관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랜저의 너무 큰 헤드램프와 정체성 없는 프론트 디자인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자로 비유하자면, 헤어진 전 여자친구다. 무슨 소리냐면, 다시 사귄다 하더라도 같은 문제로 또 이별하게 되는 그런 관계 말이다.




비교모델은 그랜저 HG300 과 임팔라 3.6리터 V6 모델이다. 배기량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승차감, 정숙성, 핸들링 등을 느껴볼 수 있으며, 1시간짜리 시승이 아닌, 서울(강서)에서 인제까지 고속도로와 국도를 왕복하는 장거리 시승이라는 점을 우선 밝힌다. 


프론트의 모습을 보면, 그랜저의 헤드램프가 더 크며, LED 안개등도 꽤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그에 비해서 임팔라는 솔직히 수수해 보인다.




뒷모습을 봐도 임팔라가 조금 더 수수해보인다. 그랜저는 이제 눈에 많이 익어서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질린다. 그렇다고 임팔라가 겁나 이쁜 뒷태를 자랑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단정할 뿐! 트윈머플러의 모습은 임팔라가 조금 과해보이긴 한다.



차체의 크기는 임팔라가 5,110mm 의 전장을 보이고, 그랜저는 4,920mm 의 전장을 보이고 있다. 시각적으로도 임팔라가 훨씬 커 보인다. 


간단하게 제원을 한번 체크해보자.



 

 HG300

3.6 V6 

 전장(mm)

 4,920 

5,110 

 전고(mm)

 1,470

1,495 

 전폭(mm)

 1,860

1,855 

 엔진형식

 3.0 GDi

3.6 SIDI

 배기량(cc)

 2,999

3,564 

 최대출력(ps/rpm)

 270 / 6,400

309 / 6,800 

 최대토크(kg.m/rpm)

 31.6 / 5,300

36.5 / 5,200 


두 세단 모두 전륜구동이며, 배기량의 차이에 따른 출력의 차이는 이해를 해주어야 한다. 먼저, 그랜저를 살펴보자.



그랜저는 확실히, 쏘나타에 이은 국민세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못생겼다.(개인적으로) 하지만, 소재가 풍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친구가 뭐하고 사냐고 물을 때에, '삑삑' 키 누르면서 그랑죠 자랑을 해볼 수 있다. 요즘에는 그게 안 먹히겠지만 말이다. 한때는 성공의 아이콘이었지만, 이제는 호구랜저(HG)  혹은, '꼰대' 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비춰질 수 있다. 그랑죠 타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내가 느끼는 그랑죠는 이렇다. 별로 대단하지 않다. 


이름답게 그랜저의 프론트 그릴은 웅장함을 표현하기에 알맞은 세로형 그릴로, 요즘 현대의 플루이딕스컬프쳐와는 동떨어진 지멋대로 디자인이다. 



DRL 을 보면 그랜저인지 알 수 있다.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이 멋지긴 하다. 그런데 DRL 은 솔직히 좀 그냥 그렇다.



그랜저의 출력은?



3.0 리터의 배기량을 갖고 있는 그랜저는 최대 270마력, 31.6kg.m 의 토크를 보인다. 물론, 온전한 출력을 다 내려면 엄청 밟아야 하고, 그러면 연비 떨어지고, 가끔 운 좋으면 기념촬영 받아서 상품권 발송되고 그러겠지만, 꿀리는 출력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별 네개를 준 이유는 임팔라와 비교했기 때문이다. 6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부드럽게 가속이 되며, 초반토크가 경쾌한 느낌을 준다. 아쉽지 않다. 그리고, 이 차는 스포츠 세단이 아닌, 패밀리 세단이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가끔 수치로만 차를 판단하는 사람들이 출력 갖다가 뭐라뭐라 하는데, 저정도 출력이면 고속도로고, 시내주행이고 충분하다. 국내 실정에 아주 잘 맞는 세팅이다.




실내는 아직 현대의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기 전의 세로형 디자인이다. 개인적으론 선호하지 않는 디자인 구조이지만, 정갈하며, 갈끔함이 돋보인다는 것은 인정한다.



정숙성?


★☆


그랜저는 상당히 정숙한 차량이다. 하지만, 120km/h 의 경계를 넘는 순간부터는 소음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 차를 타는 대부분이 주행하는 평균 최고속도가 저정도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정도면 상당히 뛰어난 정숙성이며, 엔진음까지 잘 차단하고 있다. 현대에서는 엔진음을 '소음' 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 나는 '사운드' 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물론, 설계부터 많은 설문을 통해 이렇게 세팅한 것이라고 느껴지며, 패밀리 세단다운 정숙성이다. 110km/h 에서의 평균 소음은 74dB 정도다.




일관성 없는 시트 조절 버튼은 솔직히 기존의 현대와는 동떨어져 있다. 벤츠 E 클래스를 따라하고 싶었을까? 현대차를 타던 사람도 익숙치 않은 곳에 시트 조절 버튼이 있다. 불편하다. 명차를 만드는 것은 항상 작은 배려이다. 벤츠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익숙치도 않고, 시트를 뒤로 뺄 때에는 내 짧은 팔이 조절할 수 있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핸들링?



이전 세대의 그랜저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조향감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제 2천km 남짓 탄 새 차량임에도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에 외부에서 '끼리리릭' 하는 소음이 난다.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 있다. 실내에서는 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럴 필요도 못 느낄 것이다. 전반적으로 경쾌한 느낌의 스티어링휠 감각은 가볍다. 하지만, 고속에서도 가볍다. 그래서 불안함에 속도를 더 내지는 못한다. 일부러 그런 것 같다. 서스펜션도 이전세대의 그랜저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쫄깃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차가 스포츠 세단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두자! 안락한 서스펜션 세팅이다. 스티어링휠은 이제 C 타입을 R 타입으로 바꾸던가, 개선을 하던가 해야 할 것이다. 



연비?


★☆


복합연비 10.4km/L 를 자랑하는 그랜저는 공인연비만큼 나온다. 과속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시인성 좋고, 고급스러워보이는 계기판을 통해 확인해본 연비는 공인연비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고속도로 연비 13.2km/L 를 좋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3.0리터 가솔린 엔진에 높은 수준의 연비를 기대하는 것은, 공부 안하고 당신의 성적이 오르길 기대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태생적 한계를 이해해라.



뒷좌석은 상당히 편안하다. 넓고, 서스펜션도 딱딱하지 않아서 승차감도 좋다. 시트도 푹신한데, 허벅지가 닿는 부위를 조금 짧게 만들어서 레그룸을 확보했다는 것은 알아두어야 한다. 넓은것 보다는, 넓어보이게 만들었다. 마법같다.




트렁크 공간은 넓직하다. 하지만, 임팔라의 트렁크 공간을 보고 나면, 그리 넓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임팔라를 한번 느껴보자. 임팔라는 국내출시와 동시에 엄청나게 많은 판매가 되고 있으며, 북미에서도 베스트셀링 모델인만큼, 기대해도 좋다.




임팔라의 첫인상은 새로운 쉐보레의 패밀리룩을 떠올리게 된다. 그랜저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단정한 대형세단의 느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앞서 언급한대로, 광활하다. 535리터로, 현대 제네시스보다도 넓은 용량을 자랑한다. 깊고 넓다. 




이렇게나 넓다. 솔직히, 뒷좌석 시트를 폴딩해 놓으면 그냥 다리 뻗고 자도 될 정도다. 



임팔라의 출력?



임팔라는 309마력, 36.5kg.m 의 토크를 보이고 있다. 전에 시승했을 때에, 초반에 출력이 그랜저보다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타보니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초반에 느껴지는 것이 부드러웠을 뿐, 3.6리터 V6 엔진답게 쭉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한가지 팁을 이야기하자면, EUC 가 어느정도 학습을 하는 편이었다. 초반반응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는 오너의 악셀질 습관에 달렸다. 그리고, 캐딜락에 들어가는 6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와 함께,부드러운 가속을 하면서 후반까지 지칠줄 모르고 속력을 올릴 수 있는데, 부드럽게 가속되는 세팅이 오히려 안전한 운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분명, 초반 가속을 그랜저처럼 했다가는 넘쳐나는 출력에 감당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20인치의 큰 휠은 사실, 유지에는 조금 부담이 되어보인다. 245/40/20 사이즈는 아무래도 타이어 가격이 부담될 수 있다. 전에 시승했던 컨티넨탈 타이어가 아닌, 미쉐린 타이어가 들어가 있는데, 타이어 탓인지,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시승을 했다.


핸들링?



탄탄한 섀시와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함께, 벨트드리븐 타입의 스티어링휠은 미세한 조향감을 제공하면서, 신뢰할만한 핸들링을 선사한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점은, 차량의 전장이 5,110mm 나 되기 때문에, 전륜구동임에도 뒷쪽이 살짝 흐르는 느낌을 받게 된다. 분명 언더스티어가 존재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코너를 돌 때에는 차가 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숙성?


★☆


임팔라도 110km/h 에서 정속주행할 때 74dB 의 수치를 보였다. 분명 수치상으로는 같은 정숙성이지만, 느낌상으로는 커다란 사이드 미러 탓인지, 풍절음이 살짝 느껴진다. 그리고, 엔진 사운드를 감추는 것이 아닌, '사운드' 답게 감성적인 요소를 남겨놨는데, 이건 개인에 따라서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점은, 임팔라는 140km/h 까지는 정숙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랜저와 비교해서 별 하나를 더 주었다.


연비는 임팔라가 배기량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그랜저보다는 1~2km/L 정도 높았다. 고속도로에서는 넉넉한 배기량답게 한번에 쭉 치고나가면서 악셀링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었고, 시내에선 부드러운 가속으로 악셀을 깊게 밟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도 출력은 넉넉하니깐.




항상 지적받는다. 토글스위치. 변속하는데 저게 과연 실용적일까 싶다. 사실, 저 토글스위치는 GM 관계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디자인팀이 파워가 강하긴 하지만, 한번 개편을 해야 할 것 같다. 저건 디자인적 요소도 아니고, 실용적 요소도 아니다. 특히, 변속레버가 일자로 이어져 있어서 출발할 때, 메뉴얼 모드로 출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민스러운 요소다.




쉐보레 임팔라의 장점 중 하나는, 뒷좌석에 150W /AC 230V 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150W 를 초과하는 전열기구 등은 사용할 수 없다. 뒷좌석을 위한 차량이라는 점이 그랜저와 차이점이다. 뒤에서 노트북이나, 휴대폰 충전 등을 아쉽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뒷좌석은 레그룸도 충분하며, 허벅지가 닿는 부위도 널직하다. 꼼수 부리지 않아도 될 넉넉한 뒷좌석 공간이 임팔라와 그랜저를 차이나게 한다.



다만, 스마트키는 대형 플래그쉽 세단이라는 임팔라에 어울리지 않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디자인팀이 아무리 파워가 강해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고, 필요할 땐, 시장의 반응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고급스럽게 해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임팔라는 다양한 편의사양이 있다. 무선충전 기능(일부 기종에 한함)과, 충전시에 발열을 막기 위한 쿨링기능까지 꽤 쓸만하다. 뿐만 아니라, CarPlay 는 아이폰 이용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네비게이션은 솔직히 별로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정말 마음에 드는 훌륭한 편의사양이다. 임팔라는 이렇듯, 대형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점들을 잘 갖추고 있다.



총평


임팔라와 그랜저를 비교하는 것은 단순히 가격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옵션을 따르자면 가격대는 달라지겠지만, 경쟁할 수 있는 것이 가격이 될 것이다. 출력과 안정성은 임팔라가 더 뛰어나며, 소재면에서는 일부 그랜저가 우세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CarPlay, 시크릿 큐브, 535리터의 트렁크 용량, 안전도면에서 임팔라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랜저의 경우에는 후속주자의 발표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지금 세대의 그랜저로는 임팔라와 경쟁하기엔 힘겹게 느껴진다. 


앞서 그랜저가 헤어진 전 여자친구와 같다고 말한 이유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조향감, 오래 타면 허리가 아픈 시트 등, 다시 그랜저를 시승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이유로 좋아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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