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35mm 의 맛 - Tamron 35mm F1.4 Di USD

지금껏 사진을 찍을 때, 서드파티군의 렌즈를 사용한다는 걸 별로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카메라 제조사가 렌즈까지 어련히 알아서 잘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탐론의 망원 줌렌즈(70-200) 와 35-150mm, 24-70mm f2.8 렌즈를 사용해보고 난 후에는 완전히 바뀌었다. 탐론(Tamron) 이 정말 렌즈를 잘 만드는구나. 게다가 가격도 좋은데? 라는 생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본 사용기는 '썬포토' 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만, 아무 제약없이 제가 느낀대로 적었습니다.

 

과거의 탐론 렌즈는 사실 렌즈 디자인도 별로였고, 성능도 사실 그렇게 좋다고 생각치 않았다. 하지만, 써볼수록 매력적인 이 렌즈. 특히, 이번에 사용해본 35mm 렌즈는 대학생 때 사용해본 캐논 35mm F1.4 L 렌즈와 비교해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빼어난 성능이 매력적이다. 렌즈 사이즈는 조금 큰 편이다. 72mm 의 필터 사이즈를 보이는 35mm f1.4 렌즈는 무게가 조금 나가는 편이긴 하나, 단렌즈이다보니 사용하기에 꽤 편한 축에 속한다.

 

AF 도 상당히 빠르며, 불소방오코팅으로 렌즈에 얼룩 및 먼지가 잘 묻지 않고, 제거도 쉬우며, 간이 방적구조로 다양한 촬영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은 약 100만원 정도로 저렴하진 않지만, 캐논 정품 L 렌즈에 비하면 선녀같은 가격이다. 10군 14매로 구성된 35mm 렌즈에는 특수 렌즈가 7개가 사용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거 사실 몰라도 된다. 사진은 결국 '결과물' 이다. 물론, 장비가 좋으면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이 더 높긴 하다.

 

f2.8 , 1/2,500, ISO 100

눈이 살포시 올 때부터 렌즈를 사용해봤는데,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모습이었다. 주로 표준줌 렌즈를 사용하다 간만에 단렌즈를 사용했는데, 50mm 화각과는 남다른 느낌이 매력적이다. 현재 캐논 50mm f1.4 렌즈를 갖고는 있지만, 이 탐론 35mm f1.4 렌즈를 사용하고 난 후에는 단점들이 많이 느껴지곤 한다. 같은 곳에서 찍어도 사실, 렌즈에서 잡아주는 해상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f1.6, 1/30, ISO 160

f1.4 의 조리개는 공간감을 표현하기에도 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조리개 최대개방을 했을 때 우려할 수 있는 색수차의 걱정도 줄여줄 수 있어 안심이 된다. 캐논 50mm 에서 같은 조리개값을 놓고 볼 때, 색수차의 차이가 꽤 난다. 물론, 가격의 차이도 꽤 난다.

 

f1.4, 1/80, ISO 100

35mm 화각은 음식사진 찍을때도 꽤 좋은 느낌을 담아준다. 사실, 일상의 모습을 담아내기에 좋은 화각이라 생각하다. 그러다보니, 전에 사용한 35-150mm 탐론렌즈가 자꾸 떠오르기도 하다. 암튼, 이 렌즈는 색감이나 해상도 면에서 수준높은 느낌을 안겨주며, 특수코팅된 렌즈에 대한 신뢰감이 점점 쌓여가게 된다.

 

f1.4, 1/1,000, ISO 100

35mm 렌즈를 끼우고, 돌아다니다 보면 부지런해진다. 줌렌즈가 아닌, 단렌즈이다 보니 자연스레 화각을 맞춰보러 여기저기 움직여보게 되고, 느낌 좋은 색감과 햇살을 찾고 싶어진다. 그래서 조금 일찍 일어나기도 하는데, 사진을 찍지 않는 와이프는 아침부터 유세를 떤다고 쳐다본다.

 

f1.6, 1/1,600, ISO 100

단렌즈 치곤 사실 크기가 좀 나가는 편이긴 하다. 하지만, 줌렌즈가 아니다보니 사람들의 경계가 조금은 작은 편이어서 사진찍기에도 편하다. 카페를 가더라도 그냥 취미생활 하는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여 딱히 경계심을 품지 않는 것 같다.

 

f2.0. 1/4,000, ISO 100

밝은 조리개값을 갖고 있는 단렌즈의 특성 상, 낮에 필터 없이 낮은 심도의 사진을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스해지는 햇살과 여전히 차가운 바람 속에 벚꽃을 보러 갔을 때, 밝은 하늘을 보며 사진을 찍다 보면, 캐논 6D 의 최고 셔터스피드가 1/4,000 이라는 사실이 애석해지면서, 이 단렌즈를 낮에 낮은 심도로 사용하려면 ND 필터는 꼭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f2.0. 1/4,000. ISO 100

그래도, 찍다보면, 잘 찍힌다. 그러고보니, 벚꽃이  흐드러지게 날라가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이럴 때 꼭 바람이 멈춘다.

 

f1.4, 1/2,500, ISO 100
f1.4, 1/1,250, ISO 100

낮은 심도를 이용해서 감성적인 느낌의 사진을 담아보고 싶은데, 간혹, 피사체가 이리저리 움직이면 초점 맞추기가 참 난감해진다. 그래도 좋다. 그 나름으로의 감성을 담아내기도 좋다. 그리고, 이 탐론 35mm f1.4 렌즈를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발색이 아주 좋다는 점이다. 약간의 보정은 들어가지만, 기본적으로 나타내주는 색감 자체가 인상적이다.

 

f2.8, 1/4,000. ISO 100

캐논 순정렌즈로 찍으면 녹색이 녹색이라기보다는 노란색이 많이 섞인 연두색의 느낌을 많이 담아내게 된다. 탐론은 그래도 꽤 눈으로 본 색감에 비슷하게 맞춰진다. 물론, 보정할 때 신경을 쓰는 것은 같지만, 신경을 그렇게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보정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효율성 면에서도 만족스러웠다.

 

f2.8, 1/4,000, ISO 100

35mm 렌즈를 사용하면서 필터를 단 한번도 써본적이 없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한 채 사진을 찍었는데, 정말 탐론의 기술력인지, 플레어도 없고, 화이트홀로 날아갈 법한 이미지도 꽤 잘 담아내준다. 역광에서 인상적인 것은 35mm f1.4 뿐 아니라, 지금껏 써왔던 탐론 렌즈에서 다 그랬다. 물론, 조금 가격이 비싼 렌즈였긴 하다.

 

f2.0, 1/60, ISO 100

 

f1.4, 1/800. ISO 100

낮은 심도를 이용해서 감성적인 사진을 담고 싶을 때, 준망원 계열도 좋지만, 뭔가 살짝 아스라한 느낌을 담아내기에는 이 35mm 의 화각도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음식이나, 정물 및 사물 등을 찍을 때, 제법 느낌이 좋은 편이다.

 

f4.0, 1/1,250, ISO 100

흑백으로 전환했을 때에도 보면, 계조가 상당히 고르게 잘 담겨진다는 걸 알 수 있다. 딱히 화이트홀이 생기거나 하지 않는 모습니다. 이렇게 풍부한 계조를 잘 담아내는 렌즈의 특성이 마음에 든다.

 

f1.8, 1/1,250, ISO 100
f1.6, 1/60, ISO 400

그렇다면, 야간에 손으로 들고 찍어보는 것은 어떤 느낌이 날까? f1.6 의 조리개값에서는 조명에서 조금 번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조명을 거의 그대로 보면서 찍었기에 그런 것이었겠지만, 낮에 찍을 만큼의 느낌이 나왔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f1.6, 1/80, ISO 800

물론, 광원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찍으면, 살짝 선예도가 살아나고, 빛번짐은 덜한 느낌이다.

 

f1.4, 1/40, ISO 100
f1.4, 1/200, ISO 100

야간에서 광원을 마주하고 찍을 때, 약간의 빛번짐은 있지만, 야간에 사용하기에도 훌륭하다. 어두운 곳의 계조까지도 잘 살려주는 동시에, 화이트홀의 억제력은 상당하다.

 

f1.4, 1/50, ISO 100

야간에도 플레어는 잘 보이지 않는다. 꽤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f8.0, 1/1,250, ISO 100
f1.6, 1/50, ISO 100
f8.0, 1/320, ISO 100

말고 좋은 햇살 속에서야 휴대폰 사진도 잘 나오지만, 탐론 35mm 렌즈는 기대한 것 이상만큼 잘 담아내준다. 여행할 때, 광각을 보통 잘 챙길 수 있겠지만, 왜곡 없는 화각으로 편안하게 일상을 기록하기에도 좋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f4.0, 1/1,250, ISO 100
f1.8, 1/1,000, ISO 100
f1.4, 1/125, ISO 250

탐론 35mm f1.4 Di USD 렌즈를 사용하면서 찾아다닌 것은, 대부분 '빛' 이었다. 더 강렬하게 태양을 마주보고도 찍어보고, 어두운 곳에서 빛을 찾아내 기록하고 싶었고, 추억할 만한 곳들을 찾아다녔다. 결과적으로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간혹, 35mm 의 화각이 아쉬울 때는 있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에는 개인적인 성향에서는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한발짝 조금 떨어져 일상을 바라보거나, 사물 등을 볼 때에는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는 등의 모습 자체가 마음의 여유를 품게 해준다.

 

f1.4, 1/40, ISO 250
f1.4, 1/200, ISO 100

여전히 아침 일찍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담아내는 걸 좋아한다. 솔직히, 이 사진을 매일 찍고 또 찍고, 여전히 찍는다. 볼 때마다 신기하고, 예쁘다. 빛이 들어와 빛이 나는 것 같은 아름다운 색감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f16, 0.8sec, ISO 100

조리개를 조이고 야간 도로 위 궤적을 찍는 것도 좋다. 특히, 빛 갈라짐도 깔끔하고 예쁘며, 건물들의 왜곡 역시 거의 없다시피 한 35mm 의 화각이라 좋다. 처음 사진을 배울 때, 선배가 나에게 단렌즈로만 사진을 찍어보라고 했었다. 처음에는 50mm 화각으로 이것저것 찍어보게 하더니, 내가 일상을 찍고, 다큐사진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35mm 렌즈로만 다녀보라고 했었다. 조금 멀리서 떨어져 볼 줄도 알고, 가까이 다가가서 찍어볼 줄 알게 된 렌즈가 35mm 화각의 렌즈였으며, 50mm 보다도 조금 더 눈에 편하다. 개인적이지만.

 

그러나, 사람 욕심이 끝이 없는게, 단렌즈를 쓰다보면 줌렌즈도 쓰고 싶어지고, 준망원 단렌즈도 써보고 싶어진다. 결국, 써봐야 한다. 탐론은 35mm 렌즈가 아니어도, 역광에서의 뛰어난 플레어 억제력과 발색, AF 속도 등 하드웨어적인 만족도나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모두 만족스럽다고 평가하고 싶다. 주력으로 쓰던 캐논렌즈는 이제 그만 쓰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아, 물론, 필터 사이즈가 조금 큰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탐론 렌즈가 가성비를 뛰어넘는 좋은 렌즈라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카테고리

Camera, Lens

날짜

2020. 9. 2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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