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푸조 508(1.6 BlueHDi) 시승기 - 이게 디젤이라고?

자동차 시승기

by toomuch 2016. 8. 19. 22:30

본문

I Cant Believe Its Not Butter! 1.6 Gas


마가린은 동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해서 버터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식품이다. 요즘에는 식물성 원료(팜유) 등을 사용해서 만들기도 하지만, 버터와 달리 싸고 콜레스테롤이 적어서 버터의 대용품으로 많이 쓰인다. 그런데, 사실 맛은 버터가 더 풍부하다. 하지만, 마가린은 마가린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따뜻한 밥에 마가린을 한숟가락 퍼서, 계란후라이(반숙)에 간장을 살짝 뿌려 먹으면 그 맛이 더 맛나다.(개인적으로는 버터를 더 좋아한다)



어렸을 적, 버터인 줄 알고 먹었던 것이 사실은 '마가린' 이었다. 그게 사진속에 있는 제품이다. 가운데에 큰 Butter 라는 글자만 보고서는, 버터인줄 알고 정말 맛나게 잘 먹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서도 여전히 좋아한다. 마가린이라는 이름이 없었어도, 마가린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맛이 참 훌륭하다는 기억을 여전히 갖고 있다. 그리고, 부모님은 사실, 아직도 이게 '버터' 인줄 아신다.


대표이미지


푸조 508 1.6 BlueHDi


1.6리터의 디젤엔진을 장착한 푸조 508은 유로 6를 만족하며, 예전과 달리, MCP 에서 새로운 자동 6단 변속기인 EAT6 를 사용하여, 훨씬 좋은 승차감과 드라이빙의 감성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기에서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푸조 508은 1.6리터의 배기량을 가진 디젤엔진이 들어갔다는 점.


도무지, 1.6리터의 배기량이라고는 믿기 어려울만큼의 출력과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맨 처음 보여준 마가린을 버터라고 믿은 것처럼, 도무지 믿기지 않은 배기량과 출력이었다. 이것은 엔진과 변속기, 섀시 등의 궁합이 쫀쫀하게 잘 맞은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120마력, 30.6kg.m 의 BlueHDi 디젤엔진은 단순하게 제원만 살펴본다면 큰 덩치에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하는 푸조 508을 민첩하게 움직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진짜 잘 움직인다. 마치 마가린을 버터라고 믿었을만큼 맛난 것처럼 1.6리터 디젤엔진이 아니라, 3.0리터쯤 되는 줄 알았다. 최소한 2.0리터 디젤은 될거라고 생각한 것처럼 말이다. 푸조의 다운사이징과 디젤터보의 기술이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연비는 공식적으로는 복합연비 14.2km/L 이지만, 디젤 만원 주유하고 100km 가 넘는 거리를 주행했다.


맛 좋고, 가격 좋은 마가린처럼, 푸조 508은 연비와 출력이 모두 훌륭했다. 게다가 전륜구동인 것을 잘 모를 정도로 뛰어난 핸들링 감각까지! 이게 바로 자동차계의 마가린, 아니, I Cant Believe Its Not Butter 제품처럼, I can;t Believe It's Not 1.6 Liter Diesel!



출력 : ★★★★☆


1.6리터 디젤임에도 치고 나가는 맛이 쨍하다. 전혀 출력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민첩한 가속력을 보이면서, 실내에서는 매우 정숙한 것도 푸조 508을 칭찬할만한 이유다.




물론, 버터와 마가린의 차이가 깊은 맛에서 나는 것처럼 1.6 리터 디젤엔진은 외부에서는 좀 시끄러웠다. 덜덜덜덜. 오뉴월에 옆집 개도 안걸리는 감기에 걸려 떠는 것처럼 바깥에서는 꽤 털털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실내에서는 매우 정숙했다. 이것은 푸조 508의 ISG 기능과 함께, 정차시에 자동으로 시동이 꺼졌다 켜졌다 하면서도 정숙하지만, 주행중에는 특히 더 조용해서 디젤인지 모를 정도였다. 소리만 조금 클 뿐, 진동을 엔진 마운트에서 잘 거르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단순한 직선과 면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푸조 508의 디자인은 헤드라이트에서도 꽤 멋진 구석이 있다. 풀 LED 헤드라이트는 오토 하이라이트 기능이 있어서 야간운전시에 특히 더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게끔 도와주며, 접촉사고시에 할증을 높여주고, 상대방의 보험수가가 올라가게 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 좋은데 비싼 부품이라는 것이 흠이라면 흠.


하지만, 밝아서 야간에 참 좋다. 어두운 밤길에 갓길에서 지나가는 귀신도 보일 정도다.






푸조 508 레터링의 '0' 을 누르면 트렁크가 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아는 센스있는 비밀.


프론트의 듬직한 모습에 비해서, 뒷모습은 사실 조금 단순하게 느껴질 정도다. 프랑스의 감성이랄까? 실용성에 디자인을 녹여놓았다. 가끔은 이탈리아처럼 실용성은 조금 무시하더라도, 멋을 더 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충분히 실용적으로 트렁크도 넓고 깊다. 마치 내 마음처럼.





기본에 충실한 프랑스 차!


프랑스차를 몰다보면, 확실히 정직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금 큼직하지만 손에 잘 감기는 스티어링휠을 잡고 코너를 돌아나가다 보면, 이게 전륜구동 맞나? 싶을 정도로 정교한 코너링이 압권이다. 디젤만의 넉넉한 토크감과 함께, 악셀링을 해보면 그동안 배기량이 커야 차가 잘 치고 나간다는 것은 정말 옛날 생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쫀쫀한 서스펜션 덕이라고 보여진다.




브레이킹 성능도 만족!


푸조는 기본적으로 묵직할 것 처럼 생겼다. 물론, 천천히 다닐 때에는 확실히 스티어링휠에서부터 무게감이 느껴지는 움직임이지만, 고속주행을 하게 될 때에는 정교한 면도날로 빠르게 채써는 것 같이 예리함이 특징이다. 그렇다고 고속에서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달릴수록 안정감이 높아지며, 적당히 편안한 서스펜션은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의 승차감까지 고려한 패밀리 세단 다웠다. 


사실, 디자인이 조금 더 독특했으면 싶었겠지만, 푸조 508은 사실 좀 디자인이 싱겁다. 이 재미난 운동성능과 탄탄한 섀시,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는데도 말이다.



서스펜션 : ★★★★★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두루 갖추었다. 편안한 승차감은 물론, 코너링에서의 날카로운 움직임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쫀쫀한 서스펜션이다. 랙앤 피니언, 더블 위쉬본 이런 어려운 용어를 쓸 필요가 없다. 푸조 508은 용도에 맞춰 최적의 세팅을 갖추었다.





과연 변속은 어떨까?


사실, 이전에 MCP 변속기가 적용된 푸조 508을 탔었다. 변속기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 재미나게 탈 수 있었다. 수동기반이기에 효율성(연비)도 좋았다. 하지만, 시내주행에서 MCP 미션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피로를 느끼기 쉬웠다. 하지만, 이제는 EAT 6단 자동변속기로 바뀌면서 운전이 너무나도 편해졌다. 변속을 해주어야 할 때에는 정말 기가막힌 타이밍에 아주 적절하게 날쌘 움직임을 더하고, 1.6리터의 디젤엔진의 출력을 최적의 효율로 전달하여 운전이 편해졌다.




변속기 : ★★★★☆


이제, 꿀렁거림은 없다. 편안함과 뛰어난 효율이 있을 뿐. 패들쉬프트로도 변속이 가능하다. 그런데, 시승차의 패들쉬프트가 살짝 상태가 안좋았다.





그렇다면, 이 좋은 푸조 508은 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까? 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보자. 프랑스차는 그동한 상당히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지 못했다. 서비스센터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뭔가 더욱 독특한 디자인. 그러니깐, 수입차를 탄다는 프리미엄을 느끼기에 부족했다.






푸조 508은 패밀리 세단으로, 실내공간이 여유롭지만, 수입차의 치명적 약점이라 할 수 있는 편의사양의 부재가 판매가 취약했던 이유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네비게이션 모니터가 너무 작다. 사이드미러도 작은 판에,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센터에 위치한 컵홀더, 휴대폰을 넣을 위치가 없다.






이미 큼지막한 네비게이션 화면에 익숙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모니터의 사이즈가 작다. 컵홀더가 정말 '컵' 만 꽂을 수 있게 숨겨져 있다는 것도 휴대폰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다시, 푸조 508을 패밀리 세단이라는 목적에 입각하여 살펴보자. 넓은 뒷좌석, 넉넉한 트렁크 공간, 편안한 승차감과 동시에 달릴 때는 예리한 움직임을 보이는 핸들링. 전체적인 섀시의 완성도가 높았다. 브레이크도 불만을 가질 정도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럼 가격일까? 가격은 4천만원이 살짝 안되는 정도. 수입차를 생각보다 저렴하게 타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비도 디젤이기에 엄청나게 좋다. 아무래도 푸조 508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상황은 다소 밋밋해보일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너무 튀지 않으면서 뛰어난 연비와 출력, 넉넉한 실내공간과 승차감을 맛보기에는 꽤 괜찮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마치, 마가린이 버터에 비해 풍미가 조금 떨어진다 하더라도 저렴한 가격와 뛰어난 나름의 맛 때문에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총평 : ★★☆


버터와 맛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맛난 마가린. 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다. 푸조 508은 그런 맛이다. 뛰어난 핸들링 감각과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넉넉한 공간과 승차감. 그리고, 연비는 포장이 좀 아쉽더라도, 꾸준하게 사랑받는 매력의 이유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