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뉴 크루즈 VS 아반떼AD
각 경쟁모델들을 대놓고 비교하는 것을 사실 메이커에서는 반기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4월 8,265대를 판매한 아반떼와 비교해서 쉐보레의 올뉴 크루즈는 1,518대라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등급에 비슷한 배기량, 비슷한(?) 가격 때문에 두 차종은 서로 많이 비교가 되는데, 올뉴 크루즈와 아반떼 AD 를 용인서킷에서 직접 비교를 해 보았다.
아반떼 스포츠의 가격은 2,020만원~2,09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쉐보레의 올뉴 크루즈의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본격적인 출시 전에 가격을 인하했지만, 여전히 크루즈의 가격은 아반떼와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솔직하게 후륜 멀티링크의 아반떼 스포츠를 구입할수도 있는 가격이다.
크루즈와 아반떼AD 의 엔진형식은 같지 않기에 같은 점이라고 한다면 준중형 세단이며, 후륜이 토션빔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토션빔 세팅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고속에서 발휘되는 주행안정성
서킷에서 두 차량을 비교해보고 결과부터 말하자면, 크루즈의 주행성능이 확연히 앞선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R-EPS 를 사용하고, 아반떼 AD 는 C-MDPS 를 사용하는 만큼, 핸들링 감성의 차이가 드러나며, 브레이킹시 서스펜션의 세팅 차이 때문에 노즈다운*이 생겨도 크루즈는 후륜쪽이 매우 안정적인 것에 비해 아반떼는 후륜쪽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출력은 이미 21마력이나 차이나는 만큼 같은 직진코스에서도 크루즈가 10km/h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변속기의 세팅(AT 기준)이 쉐보레 크루즈가 더욱 안정적이었다.
코너를 앞두고 기어변속을 할 때에 아반떼에 비해서 크루즈는 더 높은 RPM 에서도 쉬프트다운이 가능했으며, 메뉴얼로 주행시에도 아반떼는 자동으로 변속을 해버려 rpm 을 유지해가면서 출력을 높여야 할 때에 허망하게 고단으로 변속되는 현상에 답답함을 느꼈다.
*노즈다운(Nose Down) : 브레이킹시 차체가 관성에 의해 앞 범퍼 부분이 내려가는 현상
서스펜션의 차이는 슬라럼코스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킷주행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연속 슬라럼 코스에서 반복적인 핸들링시에 아반떼는 후륜쪽이 계속 흐트러지고 접지력이 떨어지는 반면, 크루즈는 더욱 안정적인 핸들링감각을 볼 수 있었다. 물론 타이어의 차이가 있었다. 아반떼AD 는 순정 출고타이어가 넥센타이어이며, 크루즈는 미쉐린으로 크루즈가 그립감이 더 좋은 타이어를 순정타이어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이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섀시와 서스펜션을 생각하면 주행안정성은 크루즈가 앞섰다.
△ (좌) 올뉴 크루즈 너클, (우) 아반떼AD 너클
이번 행사는 쉐보레에서 진행한 행사였지만, 크루즈만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쉐보레는 크루즈가 일반 철보다 더 비싼 알루미늄 너클을 사용해 주행안정성은 물론, 사고시에도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무게도 알루미늄이다보니 가볍고,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서 올뉴 크루즈의 전체 무게를 많이 감량했다.
차는 좋지만, 소비자의 선택은 왜 다를까?
하지만, 최근 하부 배선관련한 논란을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 부품에 많은 투자를 했다는 주장이 조금은 어색하게 들렸었다. 크루즈의 가격은 아반떼보다 비싸다. 사실이다. 하지만, 판매량이 신통치 않은 이유는 결정적으로 소비자가 느끼기에 외형적으로 비싼 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차량이 좋아도, 소비자들은 대체제를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74.6%나 사용한 통합형 바디프레임으로 차체강성을 구현했고, 드릴로도 뚫기 힘든 강성을 보였다. 물론 쉽게 찌그러지지도 않으며,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과 차선 유지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을 갖췄지만, 이제 쉐보레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든든한 품질은 물론이고, 가격과 서비스에서 많은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올뉴 크루즈는 R-EPS, 초고장력 강판으로 이루어진 섀시와 제대로 설계된 서스펜션과 함께 편안한 시트까지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높이 끌어올려 아반떼AD 의 주행성능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은 고객들이 멀티링크의 아반떼 스포츠(1.6리터 터보)를 관심갖게 만들었고, 편의사양과 HID 헤드램프, LED 테일램프의 부재 역시 비싼 가격에 어울리는 '상품성' 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확실하게 다른 두 경쟁차량의 주행안정성의 차이는 소비자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차량구매로 이어질 것이다. 적당한 가성비의 아반떼AD 일지, 뛰어난 주행안정과 안전사양을 갖춘 크루즈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고객에 따라 다르다. 자동차 제조사 역시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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