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마력, V8 의 카마로SS
처음 카마로SS 시승차를 받아보고 욕이 나왔다. 이 엄청난 녀석을 받아놓고도 장마때문에 달릴 수 없다니! 맛잇는 과자를 눈앞에 두고 먹지 말고 기다리라는 말에 짜증을 내는 아이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453마력 62.9kg.m 의 토크를 보이는 카마로는 머슬카가 무엇인지, 왜 남자들이 V8 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아메리칸 머슬카가 보여주는 V8 의 남다른 마초감성에 대해서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V8 갖기.
꿀리지 않는 디자인
쉐보레 카마로 SS 의 디자인은 영화 '트랜스포머' 에서 봐왔던 각진모습 그대로였다. 엄청나게 큰 덩치라는 것이 확 와닿는 디자인이지만, 아쉽게도 테일램프의 소재는 그리 최첨단은 아니었다. 하지만, 각진 디자인. 특유의 강렬함을 전달해주기에 충분했으며, 도로 위에서 위압감을 자랑하기에도 충분했다. 게다가 예전 카마로가 갖고 있던 라인을 재해석해 정체성을 더했다. 누가 봐도 '카마로' 다.
V8 의 퍼포먼스, 불편함과 강렬함이 공존
453마력, 62.9kg.m 의 성능을 자랑하는 6.2리터 LT1 엔진과 8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의 조합. 그리고, MRC(Magnetic Ride Control) 서스펜션과 브렘보 브레이크 등 고성능 모델에 걸맞는 스펙을 갖추었지만 엄청난 출력으로 뒤가 털릴 때는 아찔함을 느끼는데, 비가 내려 습한 탓인지, 긴장한 탓인지 엉덩이골에 습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카마로SS 에 올라타면 불편한 시야, 버튼들 때문에 편의성은 어느정도 포기해야 한다. 마초의 본능을 자극하기엔 충분하지만, 조수석에 누군가를 태우고 다닌다면 불편할 수 있다.
적잖이 기대했던 6.2리터 V8 의 배기음은 순정에서도 꽤 그르렁거렸다. 악셀을 밟는 순간 무섭다는 것을 간만에 느꼈다. 독일차들에서 느꼈던 정제되고, 컨트롤 가능한 V8 의 느낌이 아니라 엄청난 고배기량의 V8 의 심장을 갖고 있는 카마로를 타는 것이 꽤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연비도 걱정스러웠다.
출력 : ★★★★★
이렇게 가성비 좋은 출력을 갖춘 자동차가 또 있을까? 카마로SS 의 가격은 5,098만원이다.
딱 봐도 단단함
쉐보레 카마로 SS 의 플랫폼은 알루미늄 판넬과 함께 고강성 철판을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그리고, MRC(Magnetic Ride Control) 서스펜션은 1초에 1,000 번 노면을 감지하여 댐핑값을 조절한다. 쉐보레의 섀시와 하체쪽은 딱히 불만이 없다. 순정 자체로 타는 것이 가장 훌륭한 세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편안함과 스포티함 모두를 만족시켰다.
서스펜션 : ★★★★☆
적당히 노면을 거르고, 달릴때는 단단함. 하지만 시승차로 이사람 저사람 많이 타서 그럴까? 상태가 온전치는 않게 느껴졌다.
8단씩이나 필요했나?
미리 답변을 하자면 'YES' 다.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는 6.2리터 V8 엔진이 들어간 카마로 SS 에 꼭 필요했던 것이었다. 변속충격은 크게 느껴졌다. 이것이 이 차의 특성인지 오류인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나쁘지는 않게 느껴졌다. 싱싱한 횟감을 샀는데 펄떡이지 않는다면 흥분되지 않는 것처럼 변속할때의 충격은 사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즐거운 자극이었다. 그리고, 6.2리터 V8 엔진임에도 연비가 꽤 잘 나왔다는 점에서 8단 자동변속기가 한몫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변속기 : ★★★★☆
그렇게 빠른 변속은 아니었다. 다운쉬프트 때 더욱 바바방~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업쉬프트때의 울컥거림은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정직한 핸들링
쉐보레 그 자체다. 핸들링은 섀시와 서스펜션 등과 함께 어우려져 느끼게 되는데, 후륜의 특성을 담은 핸들링 감각은 D컷 스티어링휠을 통해 손으로, 시트를 통해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비가 오는 시즌이어서 빠르게는 달릴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잠시 마른 구간을 지날 때에 느꼈던 카마로SS 의 핸드링은 큰 불만이 없었다. 특히 서스펜션 및 브렘보 브레이크를 통해 잘 돌아나가고 서고 하는 것까지 기본기 하나는 참 마음에 들었다.
참 놀란 연비
카마로SS 는 고급유를 넣어주어야 한다. 지방을 다녀올 일이 있어서 카마로SS 를 타고 다녀왔는데, 고급유 주유소를 찾아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정속주행중 4기통만 작동시키는 기술로 연비를 좋게 만들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수준의 연비에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고 악셀에 힘을 주면 곧바로 그르렁 거리며 V8 로 바뀌며 신나게 연료를 부어버린다.
연비 : ★★★☆☆
배기량 대비 연비가 만족스럽다는 뜻이다. 어쨌거나 고배기량은 세금과 연비에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불만스러운 인테리어와 편의성
쉐보레는 늘 그랬다. 편의사양이 부족하고, 부품들을 호환해서 쓰기 때문에 개성이 떨어지고, 편의성도 떨어진다. 직관성이 떨어지는 버튼의 배열과 각도는 사용하기에 불편했다. 일주일동안 타고 다니면서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불만 1. 디스플레이는 안쪽으로 꺾여져 있고, 아래쪽에 있어서 있으나 마나 보기 불편했으며, 공조기를 조작하면 네비게이션 화면이 꺼져버린다.
불만 2. 휴대폰을 거치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무선충전기능이 있지만, 팔을 꺾어 뒷쪽에 위치해 있으며, 그나마 휴대폰 사이즈보다 무선충전판이 작아 코너를 돌면 휴대폰을 굴러떨어지고, 충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본넷이 길다는 것, 사각지대가 은근 있다는 것도 불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8
각종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6.2리터의 V8 엔진이 실려있는 카마로SS 를 5천만원에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매리트가 있다. 하지만, 카마로는 경쟁모델이 많다. 같은 머슬카인 '머스탱' 이 있고, 국산차에서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운전하기 더 편하고 연비도 좋은 '스팅어' 가 있다. 선택은 고객의 몫이며, 당신이 마초기질인지 아닌지 따져보면 된다. 참고로, 후륜 안타보고 운전도 제대로 할 줄 모르면 컨트롤하기 힘든 야생마같은 매력이 있다. 쫄보는 타지 마라.
나쁜남자가 끌리는 것처럼, 이 불편한 카마로SS 는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 V8 이 없었다면 이 차는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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