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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6 시승기 - 럭셔리한가?

자동차 시승기

by toomuch 2017. 8. 2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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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6, 럭셔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캐딜락의 플래그쉽 세단 CT6 를 시승해봤다. 풀옵션 모델은 아니었지만, 캐딜락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캐딜락 CT6 가 처음 나왔을 때가 기억난다. E 클래스의 가격에 S 클래스의 품격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7,880만원에서 9,580만원대의 가격.  캐딜락 CT6 의 외관에서 풍겨오는 디자인 자체는 거대함 그 자체. 럭셔리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품격이 느껴진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CT6 는 스포츠세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걸 알고 타야 캐딜락 CT6 의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캐딜락이야.


벤츠를 두고 이렇게들 표현한다. "벤츠야"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단 뜻이다. 그리고, 캐딜락도 그렇다. "캐딜락" 이다. 캐딜락이 갖고 있는 역사와 함께 강력한 엔진과 예전의 미국차같지 않은 서스펜션의 정교함까지. 정교한 엔지니어링과 함께 획기적인 아키텍쳐. 하지만, 캐딜락은 사실 품위를 살짝 잃고 있다. 여전히 멋진 수트를 입었지만, 살짝 배가 나온 신사 같다.


실내 인포테인먼트는 멋이 없고, 살짝 굼뜨며 럭셔리라고 하기에는 벤츠와 비교하면 뭔가 부족하다.




3.6리터 V6, 340마력 36.4kg.m


실제로 CT6 를 보면 정말 차가 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크다. 이 큰 차를 움직이기에 3.6리터의 V6 가솔린 엔진은 조금 모자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 악셀을 밟아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340마력의 출력은 N/A 엔진답게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하다. 그리고, V8 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스피드에 대한 본능이 꿈틀거리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변속기가 그 본능을 잠재우고, 수트를 입게 만든다.



8단 자동변속기. 꼭 그렇게 느렸어야 했나?


340마력의 출력을 제대로 전달해줄 8단 자동변속기는 조금 답답하다. 캐딜락의 기술이면 지금 바로 다운쉬프트를 하고 치고 나가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이 차가 CT6 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직선코스에서는 알아서 쭉 치고 나갈 수 있는데도 사실 변속이 굼뜬게 아쉽다. 하지만, 어쩌랴 스포츠카가 아닌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쉽 럭셔리 세단이어서 어느정도 용서는 되었다. 그리고, 독특하게 생긴 기어노브가 마음에 들었다.



훌륭한 섀시와 서스펜션. 그 여유로운 핸들링


MRC(Magnetic Ride Control) 서스펜션은 각 휠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고, 1초에 1,000번 단위로 댐핑력을 조절한다. 그래서 언제나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느끼게 해주는데다가 4륜구동 시스템과 함께 안정적인 고속주행감을 느끼게 해준다. 캐딜락 CT6 의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기본적으로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오너드라이브용 캐딜락 CT6


캐딜락 CT6 는 직접 운전하는 재미가 있다. 뒷좌석에 앉아있기에는 뒷좌석이 리무진 차량처럼 넓은것도 아니고 앞좌석이 더 편하다. 그리고, 옵션에 따라서 조금 차이가 있지만, 내가 시승했던 캐딜락 CT6 의 뒷좌석은 사실 별로 할게 없는 뒷좌석이었다.



뒷좌석의 배려를 느끼고 싶다면 옵션을 높은 사양으로 선택해야 한다. 인포테인먼트 요소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넓직하고 긴 캐딜락 CT6 를 그냥 공도에서 편하게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서킷에서 탄다면 어떨까? 한계치까지 좀 더 올려보면 CT6 의 성능을 더 느끼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서킷에서의 캐딜락 CT6 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루했다. 럭셔리 세단을 갖고 서킷을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그닥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고, 어쨌거나 수트 입고 한번 체육대회한다는 느낌으로 달려봤는데, 안전을 위해 그리 빠르게 달리지는 못했다. 물론 일반 공도에서와 비교하자면 더욱 다이나믹했는데, MRC 서스펜션과 함께 안정적인 자세제어가 그냥 서킷을 달려도 편한 세단 그 자체였다.




직선코스에서의 출력은 더 밟을 수 있는데, 안전때문에 더 달리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나도 속상했고 코너에서 변속을 할 때 다운쉬프트가 바로바로 되지 않는 모습에는 조금 실망스러움을 느꼈다. 




세단은 세단이었다. 캐딜락의 프리미엄 세단 CT6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코너에서 도움을 주어 짜릿함보다는 안정감을 더욱 느끼게 된다. 




서킷에서 느낀 캐딜락 CT6 는 공도에서 느낀 것과 크게 차이를 느끼질 못했다. 여전히 코너에서는 굼뜬 변속을 보여주었고, 안정적인 주행감각과 여유있는 출력. 급하게 탈 스포츠카가 아니라 럭셔리하게 여유를 갖고 운전할 차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뭐 가끔 뒷모습을 보면 현대 에쿠스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데, CT6 에서 정말 짜증나는 기능이 있었다.





무선충전 시스템은 GM 의 전체적인 시스템 오류다. 있으나 마나다. 충전이 되질 않는다. GM 계열의 차량에서 시승을 하면서 단 한번도 무선충전이 제대로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이 캐딜락 CT6 조차 말이다. 폼만 잡고 기능을 못한다. 현대기아의 무선충전기술이 그리워졌었다. 여기에서 아이러니한 점은 애플 카플레이는 되지만, 아이폰은 무선충전이 안되고, 안드로이드폰은 무선충전이 되지만, 카플레이가 안된다. 서로 필요없는 기능을 넣을바에 차라리 가격을 빼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평 : ★★★★☆

캐딜락이다. CT6 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주행안정감, 여유로운 감각도 모두 마음에 들었지만, 실내 인포테인먼트 기능은 솔직히 너무나도 부족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해치는 요소다. 디지털적인 감성보다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럭셔리함을 이어나가야 캐딜락답지 않을까 싶다.


솔직하게 벤츠 S 클래스와는 경쟁할 깜은 아니다. 하지만, BMW 7 시리즈는 충분히 넘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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