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올 뉴 크루즈,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세상에는 많은 질문이 있고, 선택이 있으며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동차라는 값비싼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당연히 여러 비교질문을 하게 되고, 비교 끝에 한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돈이 많은 사람이야 다 사버리면 그만이지만, 보통은 비교 끝에 한가지 모델을 고르게 된다.
오늘 쉐보레 올 뉴 크루즈를 간단히 시승을 해 보았다. 반얀트리호텔에서 중미산 천문대까지 왕복하는 코스를 통해 느껴본 올 뉴 크루즈의 성능을 간단히 말하자면 '탁월하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그래서 고민이 생긴다. 경쟁모델인 현대 아반떼 스포츠 또한 '탁월' 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첫번째 고민, 탁월한 성능
우병우의 아들이 된 것마냥 탁월한 코너링을 느낄 수 있는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가격은 1,890만원~2,478만원으로 준중형 세단에서의 가격이 조금 비싼 가격에서 스타트를 한다. 경쟁모델인 아반떼가 1,400만원대에서 시작을 하는 것에 비하면 풀옵션 기준으로는 비슷해도, 스타트 가격이 비싸다. 흔히 말하는 '깡통' 에서의 시작가격이 4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성능을 따지자면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사실 아반떼 스포츠와 비교를 하는 것이 맞다. 여기에서부터 고민은 시작된다.
탁월한 파워트레인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1.4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을 통해 153마력, 24.5kg.m 의 토크를 통해 아주 효율적이고 강력한 파워를 보여준다. 실제로 악셀링을 해보면 아주 가볍게 톡톡 치고 나가는 출력이 터보랙을 느끼기 힘들 만큼 뛰어난 반응은 예상외로 GEN III 변속기와 맞물려 최적화된 변속타이밍을 보여주어 '치고나가는 맛' 을 느끼게 해 주었다. 배기량이 작다는 것에 대해서 컴플렉스를 가질 필요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배기량이 작기에 자동차세에서 이득이다.
탁월한 핸들링
올 뉴 크루즈에는 R-EPS 가 들어간다. 경쟁모델인 아반떼의 C 타입과 비교해서 더욱 정교한 핸들링을 보여주며, 속도에 따라서 스티어링휠의 반응성을 조절해준다. 물론, 아반떼의 핸들링도 나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올뉴 크루즈의 R-EPS 는 더욱 탁월한 핸들링 감각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탁월한 핸들링 감각은 단순하게 스티어링휠만으로는 말할 수 없다. 섀시와 서스펜션이 더해진 찰진 핸들링 감각은 정말 감탄하게 만든다.
시승에 사용된 올뉴 크루즈의 타이어는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 였다. 섀시가 좋고 서스펜션이 좋다 하더라도, 타이어의 그립을 잃으면 제대로 된 성능을 찾기 힘들다. 올뉴 크루즈에는 74.6%의 초고장력 및 고장력강판을 적용한 통합형 바디프레임으로 우수한 차체강성을 구현했다. 그리고, 토션빔이 적용된 후륜서스펜션임에도 마치 멀티링크처럼 뛰어난 로드홀딩을 보여주었다. 요철에서는 안정적인 리바운드. 고속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세팅은 굳이 튜닝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안정적인 브레이킹까지. 순정에서 이토록 드라이빙 퍼포먼스에서 만족스러웠던 경험은 간만이었다.
대놓고 이야기해서 올뉴 크루즈의 경쟁모델은 현대 아반떼 스포츠라고 이야기해볼 법 하다. 터보엔진에 빠른 가속력. 많이 좋아진 주행감성.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시장성을 갖춘 제품은 아반떼 스포츠다. 가격부터 내장제와 소재까지 아반떼 스포츠가 상품성이 더 좋다고 판단된다.
두번째 고민, 상품성
올 뉴 크루즈 역시 상품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경쟁모델과의 비교이다. 올뉴 크루즈는 애플 카플레이(CarPlay),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마이링크와 발렛모드 시스템, 선루프, 열선 스티어링휠, 스마트폰 무성충전 시스템, 하이패스, 스마트 시동 버튼 등 다양한 편의사양들을 갖추었다. 있을건 다 있다. 안전사양까지 정말 잘 갖추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소비자들을 다른 기준으로 차를 보게 된다.
'있어보이나?'
74.6%의 초고장력 강판의 사용과 뛰어난 서스펜션 및 R-EPS 를 선택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파워트레인과 안전사양에서 매우 뛰어난 부품들을 사용했음에도 올뉴 크루즈는 실내의 구성이 그리 고급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재에 있어서 경쟁모델과 많은 차이가 난다. 심지어 아반떼의 엔트리 모델의 소재와도 많은 차이가 나서 조금 아쉽다.
GM 은 글로벌 기업이다. 어느 한 나라만을 위한 모델을 만들기 어렵고, 지독히도 미국스러운 '실용성' 이 돋보이는 브랜드 중 하나다. 차를 만드는 기본기는 정말 탄탄하지만 잔재주가 없다. 한국에서 중시 여기는 '있어보이는' 허세를 보이기 힘든 브랜드가 바로 GM이다. .
△ 네비게이션은 직관성이 다소 떨어진다.
많이 좋아졌지만, 고민을 하게 된다. 풀옵션으로 가게 된다면 경쟁모델과 가격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트 가격의 차이와 고객들이 많이 선택하게 되는 중간옵션의 가격차이가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조차도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가격, 디자인, 성능, 소재 등 다양한 항목들을 평가해보고 결정해보라고 한다면 많은 고민을 할 것 같다. 분명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뛰어난데, 상품성에서 다소 약한 측면이 아쉽다.
나는 딱딱한 플라스틱의 싸구려틱한 감성도 싫고, 버튼들이 제대로 정돈이 안된것도 싫다. 실용적인 것을 좋아해서 퍼포먼스를 중시 여기지만, 어설프게 실내를 꾸미는 것은 싫어한다. 드디어 꾸준히 지적받아온 토글식 변속버튼이 사라졌다. 그런데 관리하기 어려운 하이그로시 재질이 많이 사용되었다. USB 포트는 사실 못생기게 튀어나왔다.
그런데 퍼포먼스가 매우 훌륭하다. 그래서 또 고민이 된다. 경쟁모델과 비교해서도 꽤 인상깊은 퍼포먼스를 우선시하면 올뉴 크루즈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센터콘솔에 위치한 무선충전
쉐보레 올뉴 크루즈 총평
출력 : ★★★★★
변속기 : ★★★★☆
브레이크 : ★★★★★
서스펜션 : ★★★★★
핸들링 : ★★★★★
1.4 가솔린 터보라는 점과 6단 GEN III 변속기의 조합은 정말 좋다. 예전의 GEN III 변속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퍼포먼스는 운전하는 내내 답답함을 찾기 힘들었다. 정말 가볍고 강하게 톡톡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토크컨터버의 용량도 큰 편인 듯, 고 rpm 을 사용하면서도 변속을 잘 해낸다. 브레이크는 순정치고는 답력이 꾸준하게 잘 유지된다. 예전의 답력이 후반부로 몰려있던 것과 다르게 균일하게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잘 유지되었고, 서스펜션은 요철을 부드럽게 적당히 잘 넘어간다. 코너링에서 탄탄한 섀시와 함께 뛰어난 핸들링을 보여준다.
퍼포먼스만 보자면, 경쟁모델 하나도 안 부럽다. 잘 세팅한 토션빔은 어설픈 멀티링크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조금은 빈약해보이는 실내 소재와 편의사양. 그리고 조금은 비싼 가격은 사장님 없을 때 정말 일 열심히 하고, 막상 사장님 돌아오면 멍때리는 아르바이트생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GM 은 파워트레인과 같은 퍼포먼스 계열에 좋은 부품을 잘 사용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볼 때에는 티가 안난다. 일단, 디자인과 실내 소재에서 뒤지기 때문에 싸구려로 보일 수 있다.
GM, 쉐보레는 조금 약아질 필요가 있다. 있어보이는 방법을 조금은 배워야 소비자들의 선택이 더욱 쉬워질 것 같다. 나는 아직도 경쟁모델 아반떼 스포츠와 크루즈 사이에서 고민을 할 것 같다. 딱히 둘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단순하게 각자의 디자인 취향을 따르면 될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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