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알았으면 더 맛있게 먹었을 텐데!
사실 1년 전, 2017 토쿄(Tokyo) 오토살롱에 갔었다가 배가 고파서 숙소 근처 식당을 들어갔었다. 사실 뭔지도 잘 모르고 고기 냄새 나서 들어갔었는데, 함께했던 일행들 모두 일본어는 할줄 몰랐다. 그저 도쿄니깐, 식당에 그림 그려져 있는 메뉴판이 있으니 그냥 보고 골라 먹자고 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알아보겠는 건 가격표 뿐이었다. 어떤걸 시켜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일하는 종업원에게 옆 테이블처럼 고기 먹게 해달라고 영어 + 손짓발짓 했다. 다행스럽게도 센스가 넘치는 종업원은 바디랭귀지가 통했다.
그리고 또... 토쿄 사람들 영어 의외로 잘 하던데?
맥주도 하나 시켰다. 사실 무슨 맥주인지도 모른다. 그냥 맛있었다. 정말 시원~ 하게 맛있었다. 한국의 맥주와는 또 다른 맛이었다고 기억한다. 겨울에 간거였지만, 시원한 청량감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을 지나 꼬리뼈를 탁 치는 그 시원한 맛이 순식간에 갈증도 풀고, 피로도 풀어주는 그런 맛이었다.
소스는 3가지를 주었는데, 사실 맛이 기억 안난다. 그도 그럴것이 1년 전이고, 기억에 남을 강렬한 그런 소스는 아니었다. 하나는 간장, 하나는 무슨 된장같은거에 다른 하나는 새콤한게 식초 같았다. 나는 따로 소금 달라고 해서 소금 찍어먹었다. 고기는 소금에 찍어먹는게 고기맛을 느끼는데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 입맛이다. 맛이라는건 언제나 '주관적' 인 판단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거 굉장히 특이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성냥을 켜서 불을 붙이는건데, 가스불이다. 숯불일줄 알았건만. 하지만 독특했고, 성냥이라는 것에 뭔가 묘한 매력도 느껴졌다. 아참, 여기는 고기와 술을 파는 식당. 주위에서는 담배를 자연스럽게 밥 먹으면서 많이 핀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은 옆 테이블로는 담배연기가 잘 안넘어왔다. 환풍기 시설이 엄청나게 잘 되어있나 싶었다. 지금도 신기하다. 아참, 고기불판 참 좁다. 테이블도 좁다. 그렇다고 일본사람들이 작지도 않았다. 누가 작다고 했던가. 일본에 처음 가서였을까? 신기한 것들이 참 많았다. 먹는것 하나도 비슷하면서도 뭔가 달랐다.
처음에는 삼겹살을 시켰는데, 한국에서의 삼겹살이 아니다. 이건 그냥 2겹살. 냉동되어 있던걸 내어주었다. 숯불도 아니고 가스불에 이걸 구워서 맛이 있을까? 싶었다. 이거 한국에서라면 이게 고기냐며 뭐라 했을텐데, 여기는 진짜 조금씩 먹나? 싶었다.
맛있었다. 역시 배고프면 거의 웬만해서는 다 맛있게 느껴진다. 이건 진짜다. 한참 배고파 하다가 고기(2겹살) + 맥주의 조합은 그야말로 위장을 코팅해주면서 톡톡 튀는 짜릿함으로 뇌에 행복한 자극을 전해준다. 잘 먹는건 행복한거다. 그리고 먹는게 남는거다. 뱃살로.
이게 뭐였더라? 기억에는 '우설(牛舌) 로 기억하는데, 옆테이블에서 먹는게 맛있어보여서 시켰다. 처음 먹어본 우설. 과연 맛은 어떨까 했는데...
고기다. 고기 = 맛있다.
약하게 양념이 좀 되어 있던 것 같았는데 맛있었다.
고기는 진짜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거의 다 맛있다.
그리고, 반찬을 다 따로따로 돈 받는건 역시 한국과 다른 문화. 또 독특한 점은 쌀밥이 다 맛있었다는 점이다. 포슬포슬하면서도 씹히는 그 탄력이 참 매력적인데, 일본은 쌀밥에 대해서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는 쌀밥이 요리, 맛의 시작이며 식사의 마침표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확실히 쌀밥은 맛있었다.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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