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을 맞이해 집 근처 괜찮은 곳을 찾아보다 이탈리안 퀴진을 선보이는 곳을 찾았다.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1인 쉐프가 운영하는 '라구라구(RAGU RAGU)는, 분위기 좋은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예약으로만 운영된다. 가격 역시 괜찮은 편인데, 맛을 보고 나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고 느껴진다. 미리 말하자면, 웬만한 호텔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었다.
하남미사 '라구라구(RAGU RAGU)'
주소 :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 342번길 25(망월동 1196-1)
전화 : 0507-1343-0448
영업시간 : 매일 11:30~21:00(브레이크 타임 : 14:30~17:00. 토요일 휴무)
주차 : 불가능(1대 겨우 가능, 미사강변한강로 319 블루현대 유료주차장 이용바람)
*노키즈존
식당은 매우 작은 편이다. 깔끔하고 포근한 이미지의 실내로 들어서게 되면 4개의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참고로,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우리 부부는 2인 세트에 스테이크를 추가했다. 그런데 먹고보니, 굳이 세트가 아니라 따로 주문을 해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았다.
메뉴는 다양하게 있는데, 다들 평가들이 좋다. 분위기 좋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하남/미사에서는 여기 라구라구로 가보면 된다. 참고로, 예약된 시간에 가서 스테이크 외에 다른 메뉴들을 더 추가해도 된다고 한다. 스테이크만 예약을 해주어야 한다는 사실!
테이블들이 정말 데이트하기 딱 좋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꽤 조용한 편으로 분위기 잡고 식사하기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미사에 이런 곳이 숨겨져 있었다니 놀랍다.
그리고, 벽 한켠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임을 알려주는 증서들이 있는데, 세계 3대 요리학교를 나왔따고 하니 신뢰감이 갔다. *르 꼬르동 블루. 이곳에서 수료를 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요리의 맛에 대해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ue) 는 프랑스의 요리 학교로, 1895년에 파리에서 설립된 역사 깊은 요리학교다. 한국에는 숙명여대에 한국 분교를 두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잠깐 르 꼬르동 이야기를 해보자면, 르 꼬르동 블루'라는 이름은 "푸른 수장(綏章)"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의 왕 앙리 3세가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기사단 중 하나로 꼽히는 "성령의 기사단"을 결성한 16세기 이래로 최고의 만찬을 의미하는 이름으로 처음 사용되었다. 기사단의 화려하고 성대한 의식과 최고의 만찬으로 인해 르 꼬르동 블루라는 이름이 점차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1895년 르 꼬르동 블루는 저널리스트 겸 출판업자인 마써 디스텔에 의해 파리에서 설립되었다. 1896년 1월 14일 르 꼬르동 블루 잡지와 요리 학교를 홍보하기 위해 전기 스토브를 이용한 첫 요리 시연 강의를 선보이게 되었고, 이 후로 르 꼬르동 블루는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먼저 에피타이저로 고구마칩이 나왔는데, 바삭한 식감의 자색 고구마칩 위로 염소치즈무스와 고구마퓨레가 올라가 있어 본격적인 식사 전 입맛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다. 독특하게 오트밀 위에 고구마칩을 올려놓은 것이 인상적이며, 바삭한 식감 뒤로 고구마 퓨레와 고구마칩의 달콤함과 치즈무스의 고소함이 앞으로 나올 메뉴를 기대하게 만든다.
음료로는 청포도 에이드를 주문했는데, 운전 때문에 와인을 시키지 못해 아쉬웠다. 만약, 운전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여기 라구라구에서는 꼭! 레드와인을 마셔보길 바란다. 참고로, 청포도 에이드 역시 적당히 달콤하고 맛있어서, 음식과 잘 어울렸다.
고구마칩이 나온 이후로 아란치니가 나왔다. 오징어먹물 리조또 안에 치즈를 넣어 튀겨낸 아란치니! TV 에서 보고, 이탈리아 여행을 가면 꼭 먹어보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이 아란치니의 아래에는 토마토 퓨레가 있는데,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뜨거우니 여유있게 먹으면 좋겠다.
이렇게 반을 갈라보면, 치즈가 나오는데 상당히 고소하면서도 쫀득하고, 바삭한 식감이 하나만 먹기에는 아쉬울 정도였다.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아란치니였다.
이어서 세트메뉴의 두번째 메뉴인 라자냐가 나왔다. 생각보다 양이 꽤 많은 편이며, 반으로 갈랐을 때 뜨거운 김이 올라오고, 치즈가 늘어나는게 보인다. 라구소스가 곁들어진 라자냐는 너무 느끼하지도 않은 맛이었다. 이름이 '라구라구' 인 점을 떠올려보면, 라구소스를 정말 잘 만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기다렸던 안심스테이크. 스테이크의 익힘 정도를 따로 묻지 않아서 살짝 걱정했지만, 너무나도 맛있는 미디움 레어로 정말 맛있게 익혀 나왔다. 고기의 질도 상당히 좋은 편으로,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너무나도 부드럽게 썰리고 씹힌다. 소스는 계절마다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이번에는 블루치즈 버섯퓌레가 나왔고, 스테이크와 함께 훈연파와 표고버섯이 나왔고, 트러플 소금이 함께 곁들어져 있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트러플의 풍미가 잔뜩 느껴지는 트러플 소금을 스테이크 위로 살짝 뿌려서 먹으면 입 안은 축제다. 침이 마구 고이고, 눈은 지긋이 감으며 맛을 음미하게 된다. 웬만한 호텔의 스테이크보다 맛있다.
정말 식사 동안 행복했다. 다음에는 세트메뉴보다도 기본 스테이크에 풍기 알프레도 파스타 혹은 파스타치오 페스토 파스타도 먹어보고 싶어졌다. 어떤 메뉴를 선택해도 모두 후회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하남과 미사에서 데이트 맛집을 찾는다면, 여기를 꼭 방문해보길 강추한다.
Tip. 아참, 혹시 주차를 근처 유료주차장에 했다면 돌아가는 길에 '애플앤베리' 라는 과일가게에서 달콤한 과일 하나 사들고 가면 딱 좋다.
맛 : ★★★★★
가격 : ★★★★★(적당함)
주차 : ★
재방문의사 : ★★★★★(다른 메뉴들이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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