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Auto Salon 2017
도쿄오토살롱, 한국과 무엇이 달랐나?
지난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단 도쿄 오토살롱이 있었다. 일본에 처음 간 것도 있었지만, 많은 것들이 놀라웠고 한국과는 다른 선진 자동차 문화와 튜닝문화들을 보고 충격 아닌 충격들을 많이 받았다. 433 곳의 업체가 참가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간 2017 도쿄 오토살롱은 규모과 질적 측면에서 한국과는 많은 수준차이를 보였다.
2017 도쿄 오토살롱을 통해 일본에서 느낀 튜닝 트랜드와 한국과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관계와 관람의식, 규제에 대한 내용들을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도쿄 오토살롱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도 북적였다. 이번 도쿄 오토살롱은 #RGB STANCE 와 함께 다녀왔다. 흔히들 말하는 *오타쿠 들의 기운이 입구에서부터 강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도쿄 오토살롱은 일본 마쿠하리 메세(Makuhari Messe, 幕張メッセ) 에서 열렸다.
* 오타쿠[otaku,御宅]
도쿄 오토살롱의 사이즈는 상당히 컸다. 한국의 코엑스(COEX)는 물론이고, 킨텍스(KINTEX)와 비교해도 큰 편에 속한다. 제대로 보려면 이틀정도는 꼬박 돌아다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레이싱모델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튜닝제품을 보고 비지니스를 하려는 생각이라면 여유있게 돌아다녀보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도쿄 오토살롱은 미국의 세마쇼(SEMA Show) 와 독일의 에센(ESSEN Motor Show)과 함께 세계 3대 튜닝전시회로 꼽힌다. 그만큼 많은 업체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제조사 뿐 아니라 리테일샵이 참가하고 있으며, 많은 비지니스가 이루어지고, 촘촘하게 공연까지 기획되어 있다. 하나의 커다란 축제이며 한국과는 다르게 관람하는 재미가 있다.
# 와이드 바디킷
2017 도쿄 오토살롱에서 전시되어 있는 차량들 중 대부분에는 로켓버니, LB Performance 와 같은 와이드 바디킷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한국의 수퍼카 오너들이라면 감히 엄두도 못낼 휀더를 자르고 바디킷을 붙이는 튜닝을 많이들 하고 있다. 오버휀더킷을 수리의 개념으로 보고 있어서 하나의 튜닝문화로 이미 자리잡았고,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도 많이 수출되고 있다.
△ 하시모토(HASIMOTO) 코퍼레이션의 전시부스 - KW, 로켓버니, 아크라포빅 등 빅브랜드 유통업체
바로 이러한 오버휀더 시공이 도쿄 오토살롱에 전시된 차량들의 튜닝 트랜드 중 하나였다. 튜닝쇼인 만큼, 순정으로 나온 차들이 몇 안되지만, 예상보다 많은 차량들이 와이드바디킷, 오버휀더를 하고 나왔다. 하지만, 이런 튜닝이 국내에서는 불법이 된다. 차 폭을 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드 바디킷은 정말 매력적인 튜닝파츠 중 하나다.
△ JATS, 국내 1등 수전사 업체 '우드스터프' 에서 작업한 에어서스펜션 에어탱크
에어서스펜션을 제작/유통하는 JATS 에 방문하니, 눈에 쉽게 띄지않는 에어탱크에도 수전사로 개성을 표현하고 있었다. 와이드 바디킷을 통한 Stance. 소위, '짜세' 를 위해서 에어서스펜션의 사용이 많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하기에 실용도가 떨어지고 내구성에 대해서 국내와는 조금 사정이 맞지 않는 것이 사실. 하지만, 기술이 개선되어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 극도의 화려함
KUHL 이라는 업체에서 제작한 이 바디킷의 가격은 가격만 무려 1억 6천만원을 넘으며, 제작기간도 몇달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주문이 밀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한땀 한땀 손으로 직접 도형을 따고, 파고 도색을 한다고 한다. 일반 바디킷도 함께 판매한다고 한다. 은색은 물론, 금색까지. 중국인들의 취향까지 한번에 사로잡을 극도의 화려함으로 2017 도쿄오토살롱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에서 언급한 KUHL 과 ROHAN(IZAWA ART DESIGN) 업체가 함께 만드는 바디킷들은 상당히 많고 인기가 높아 벌써 품절이 다 된 바디킷도 있다. 특히, 본넷의 커스텀 페인트 작업은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작업 중 하나이며, 특수페인트를 사용하고 있다.
독특한 컬러의 특수페인트는 국내 한곳에서만 독점 취급한다고 한다.
이렇듯, 극도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바디작업들이 눈길을 사로잡은 트랜드 중 하나였다. 전세계 3대 튜닝쇼인 도쿄 오토살롱인 만큼, 화려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보일 정도인데, 실제로 이러한 작업들을 보고 나니 하나의 예술품으로 1억 6천이 넘는 가격에도 작업을 맡긴다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였다.
△ FUJITSUBO 의 배기튜닝 제품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일본 튜닝카들 중 하나가 이상한 바디킷과 커스텀 배기튜닝인데, 실제로는 소음규제 안에서 튜닝들을 하고들 있으며, 차량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드레스업을 위한 튜닝들을 위한 제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타입의 엔드팁들이 눈에 띄었다. 쿼링타입이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말린 독특한 타입의 엔드팁이 눈에 들어왔는데, 과연 국내에서도 유행할까 싶다.
휠 제조업체들도 정말 많았다. BBS 부터 시작해서 RAYS, 포지아토 등등 정말 다양한 휠 업체가 전시되어 있었다. 국내에서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카피휠, 비슷한 디자인의 휠이 많다고 한다면, 여기에서는 정말 자기만의 휠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고, 실제로도 다양한 휠들을 선택하고 있었다.
또한, 대형 휠사이즈 뿐이 아니라, 소형차들도 많은 일본인 만큼, 13인치 휠까지 소형차들을 위한 여러 휠들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소형차에 어울릴만한 휠들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튜닝시장과 상생하는 제조사들
튜닝 오토쇼인 도쿄 오토살롱에서 눈에 띈것 중 하나는 자동차 제조업체이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차량 설명을 하는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제조사에서 나오는 튜닝파츠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닛산에서는 니스모(Nismo), 도요타에서는 TRD, 스바루는 메이커 자체가 튜닝사기캐릭 등등 제조사들이 자동차 튜닝시장, 퍼포먼스와 관련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에서는 튜닝시장 활성화를 한다고 하지만, 결국 관련자들의 밥그릇 싸움과 이권 챙기기에 급급한 싸구려 협회들이 많이들 생겨나고 없어지고 있다. 나중에는 젓가락 협회까지 생길 정도다. 정책 또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책상 앞 펜대만 굴리는 답답이들만 가득하다. 자동차 튜닝이라는 것을 경험해본 적 없는 이들이 튜닝활성화를 말하는 아이러니를 통해 자동차 매니아들은 한숨만 내쉬고, 일본의 거대한 튜닝시장. 오토살롱을 보고서는 한번 더 좌절감을 느끼게 되었다.
# 활발한 중고부품 유통
일본에서는 중고부품의 유통이 상당히 활발한 편이다. 그런데, 그것을 도쿄 오토살롱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배기시스템과 서스펜션, 브레이크, 카오디오 뿐 아니라 작은 볼트 하나하나까지 많은 부품들이 중고로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동호회를 중심으로 중고파츠를 사고파는 일이 잦다. 중고부품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나빠야 할 이유도 없다. 속이는 것이 문제이지, 중고로 유통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물론, 중고로 유통하면 안전상에 문제가 있는 것들은 제외)
오토살롱에서는 단순히 전시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비지니스가 오가고 있었다. 중고로 파츠를 구입하는 사람, 티셔츠 혹은 유통을 위한 계약 등 원래 목적을 정말 충실히 하고 있다고 느꼈다. 국내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도쿄오토살롱을 오간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고 한바퀴 휙 돌면서 뭐 팔거 없나, 돈될만한것만 찾아보고는 볼것이 없다고 하고 불평을 하며 한국으로 돌아가 버린다.
일본에 비하면 솔직하게 한국의 자동차 문화는 후진국이라고 봐도 된다.
# 다양한 악세서리
도쿄 오토살롱에는 튜닝차 뿐 아니라, 악세서리, 공구 등 다양한 용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위에서 말한 '돈될만한 것들' 이 이런 것들일까도 싶다. 아기자기하게 디테일이 살아있는 악세서리부터, 자가정비를 위한 공구세트. 남자들이 환장할만한 많은 악세서리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 레이싱 모델은 한국이 최고
사실 미(美)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한국의 레이싱 모델들이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표정까지 수준은 훨씬 높은 편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일본 도쿄 오토살롱에서도 여자만 찍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부스에서 경쟁적으로 레이싱 모델들을 채용하지만, 일본에서는 좀 달랐다. 규모가 있는 곳에서는 오히려 별로 하지 않았다. 업체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반대로 이슈를 위해서 어떤 업체들은 노출이 너무 심해서 벌금을 낼 각오를 하고서 모델들을 벗겨놓는 경우도 있었다.
각 참가업체마다의 컨셉에 따라서 의상과 모델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차이나는 점은 도쿄오토살롱에서는 각자 알아서 조용히 찍고 다닌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모델 찍는데 방해된다며 비키라는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오토살롱인지 모델쇼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말이다.
사진상의 노출이 좀 있는 모델을 찍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들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으며, 여자들끼리 오는 경우도 많았고 커플로 오는 경우도 많았다. 남녀 성비가 어느정도 맞춰진 것이 신기했고 한국과 다르게 여자분들도 자동차 튜닝에 상당히 관심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 르노 트윙고(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일본은 확실히 자동차 선진국이다. 다양한 차종들이 많았다. 특히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차량들까지 볼거리가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튜닝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높은 수준이었다. 관람객들도 그리 크게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드물었다.
△ 트럭에 FRP 로 풀 바디킷을 만들었다.
오토살롱이라고 해서 스포츠카, 세단만 나온 것이 아니라 승합차, 미니트럭. 한국으로 치면 다마스 정도? 의 차량들도 한껏 멋을 부리고, 다양한 컨셉트로 출품되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승합차와 미니 픽업트럭들을 꾸며놓은 것에 시선이 갔다. 아기자기한 맛이 가득한 픽업트럭. 확실히 어떤 차량이라도 개성을 갖추고 나오니 새롭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 토요타 프리우스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양한 바디킷과 퍼포먼스 킷. 그리고, 자동차 튜닝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더해진 일본 도쿄 오토살롱 2017 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국내 오토살롱과 튜닝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 정말 발전적이고 심도깊은 토론들을 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 산업은 종사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 큰 산업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며, 긍정적으로 이끌어나가지 위해서는 제조사는 물론이고 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 관련 문화가 더욱 성숙해지길 바란다. 한두곳만의 노력으로는 만들어지지 않기에 힘든 것은 안다. 하지만, 한국도 발전적인 선진 자동차 문화를 갖춰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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