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을 사로잡을 코랄핑크 스파크! 하지만, 혼날 구석이 있다.
쉐보레에서 스파크는 내어놓았는데, 예전의 핑크와는 다른 '코랄핑크' 다. 핑크는 사실 흔히 쓰이는 컬러도 아니며, 중세 유럽의 로코코 시대에 프랑스 루이 15세가 좋아했던 컬러로, 유혹적이며 관능적인 감각을 갖게 한다.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었던 핑크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성성이 강하게 투영되기 시작했다.
유명 연예인들도 핑크를 사랑했다. 마를린 먼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엘비스 프레슬리가 핑크를 사랑했다.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점은 '핑크(Pink)' 는 예쁘다는 점이다. 쉐보레가 핑크를 제대로 써먹을 수 있을까? 매력적인 컬러로 과연 스파크가 경쟁모델인 '모닝' 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지금 스파크엔 큰 문제가 있다.
-38.5%
스파크는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실적이 32,196대로, 2016년 1월부터 8월 까지의 판매실적 52,355 대보다 38.5%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경쟁모델인 모닝은 2017년 8월에만 5,988 대를 판매하였고, 2017년 누적판매대수가 47,993대를 기록했다. 스파크를 완전히 앞질렀다.
스파크가 좋았던 점은 무엇이며, 대체 혼나야 할 점은 무엇일까?
여전히 탄탄한 기본기
1.0 리터의 가솔린 SGE 에코텍 엔진은 75마력, 9.7kg.m 의 토크를 보인다. 경차로서는 크게 나무랄 것 없는 스펙이다. 여기에 C-TECH CVT 변속기가 적용되어 부드럽고 도심에서 빠르게 변속을 해준다. 초반에 경차가 치고 달려나가는 맛은 꽤 만족스럽다. 그리고 정숙성도 좋고 전체적인 핸들링 감각 또한 매우 좋다.
그런데, 모닝도 좋아졌다. 그게 문제다.
8개의 에어백과 복합연비 14.3km/L 는 꽤 만족할만하지만, 경차는 사실 그렇게 연비가 뛰어난 차가 아니라는 점을 좀 알아주었으면 싶다. 분명 연비는 뛰어나지만, 도심에서 타기에 적합한 스파크는 100km/h 이상으로 달리게 되면 연비가 많이 하락하고, 급가속을 일삼는 '파워풀(?)' 한 주행을 하면 연비가 일반 준준형급 차량보다 못하다.
변한게 없다.
변화가 없으면 오히려 퇴보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 스파크를 만났을 때와 그대로인 점은 주행감성. 하지만, 그마저도 뭔가 빠진 듯한 아쉬움이 들 정도로 스파크는 변한 것이 없다. 컬러는 개인의 기호일 뿐 차량을 판단할 기준은 되지 못한다. 특히, 실내의 편의사양의 심각한 부족함은 고객으로 하여금 경쟁모델로 발을 돌리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가격도 싸진 않다.
그나마 처음의 마티즈때의 오토바이 계기판과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이제는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킨다는 듀얼 콕핏 인테리어가 그리 대단한지 못 느끼겠고, 실용성 떨어지는 버튼의 위치와 싼티나보이는 플라스틱들. 경쟁모델이 좋아진 만큼, 달라졌었어야 했는데 GM 은 여전히 공룡이다. 상당히 굼뜨다.
게다가 '네비게이션' 도 없다. 수년째 지적받는 네비게이션의 기본 탑재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라는 질문에 GM 에서는 '브링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만약 휴대폰이 급작스레 사용이 안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고객의 요청을 이렇게도 철저하게 외면해도 되나 싶다.
게다가 애플 카플레이 외에 '안드로이드 오토' 가 있지만, 사용할 수 없다.
대체 언제까지 있으나마나한 기능을 넣어서 판매할 것인가? 애플카플레이(CarPlay) 기능도 실제로 사용해보면 인식률이 그리 좋지는 않아 답답하다.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깡통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하게 느껴질 정도다.
도심에서 정말 유용한 스파크.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제 스파크가 과연 값어치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다. 스파크는 그 목적에 충실했다. 예쁜 코랄핑크 컬러에 경차다운 연비와 뛰어난 연비.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주어야 경쟁할 수 있지 않을까?
LS Basic(MT) 기준으로 999만원부터 시작되는 스파크에 시승차인 LTZ 에 컨비니언스 패키지, 스마트키, 마이링크, 선루프, 스타일패키지까지 모두 더하면 1,682만원이다. 아반떼AD 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시티카로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오너에게 자부심을 안겨준다거나 대단한 편의사양 및 옵션으로 돈값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
자신이 편하다면 장땡이라지만, 경제적인 측면과 가치평가에서 스파크는 경쟁모델을 이기기 힘들어보인다. 이제 스파크의 시대는 끝났다. 현실을 직시하고 가격을 파격적으로 할인하거나 새로운 모델을 내놓아야만 할 시기이다. 지금 GM 은 제2의 빈카운터스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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