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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기 - 조용히 단둘이서 떠나는 여행, 제주의 맛집과 풍경

먹는게남는거

by toomuch 2020. 7. 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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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기

와이프를 만난지 1주년을 기념하여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 19로 모두 힘들겠지만, 공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고 있었고, 비행기 안에서는 아무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이렇게만 잘 지켜준다면 예전처럼 활기를 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 좋은 비행기와 멋진 호텔로 준비하고 싶었지만, 최대한 경비를 아껴본다. 아낀 경비는 먹는것에 투자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을 타고 아침 일찍부터 김포공항을 떠나, 제주도로 향했다. 다행히 제주도의 날씨는 맑은 편이었다. 돌아오는 날에는 비가 오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비행기를 타본지 좀 됐다. 역시나 공항과 비행기는 설레임을 주는 장소와 탈것이다. 익숙치 않은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레인다.

 

렌터카를 빌리고서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숙소와 가까운 해물라면 집이다. '노라바' 라는 곳으로 해물라면, 문어라면, 문어숙회, 도시락 세트 등의 메뉴가 있으며,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제주 해물라면 '노라바' : 제주시 애월읍 구엄길 100 (Tel : 064-772-1900)

문어라면 : 15,000원

해물라면 : 8,000원

해물라면 1인분 + 도시락 2인분 : 19,000원

해물라면 2인분 + 도시락 1인분 : 21,000원

돌문어숙회 : 10,000 원

 

주차 : 길가에 주차해야 함. 넉넉하지는 않음.

평점 : ★☆ (맛과 가격은 적당히 좋으나, 주차를 해야 하는 관광객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 있음)

 

우리는 둘이서 먹기 위해 문어숙회와 해물라면을 시켰다. 문어숙회는 돌문어로, 먹기 좋은 야들야들한 맛이 좋았고, 해물라면도 적당히 괜찮은 맛이었다. 맥주와 함께 돌문어숙회와 라면을 먹으니 꽤 좋은 맛이었을 것이다. 나는 운전하느라 술은 마시지 못하고 콜라 원샷을 했다. 돌문어숙회는 미역과 함께 먹으니 바다향이 더욱 배가되어 맛있었고, 익숙했던 초장이 아닌, 참기름장에 찍어 먹어보니 그것대로 또 맛있었다.

 

노라바의 해물라면은 매일 아침마다 신선한 재료로 육수를 직접 끓여 맛을 낸다고 하며, 재료 소진이 되면 영업을 종료한다. 생각보다 영업종료 시간이 빠르다고 하니, 너무 늦지 않게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작은 전복과 제주산 황게. 그리고 홍합과 배추가 시원한 맛을 주는 동시에, 감칠맛을 더해주는데, 해물이 많아 면을 건지기 힘들 정도다.

 

간단히 돌문어숙회와 해물라면을 먹고서는 애월의 해변도로를 따라 가다가, 멋진 카페가 있다고 해서 한번 들렀다. '지금이순간' 이라는 카페로, 카페와 펜션도 함께 한다고 한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기가 막히다. 패션화보를 찍어도 될 만큼 인테리어가 상당히 멋진 편이다.

 

지금이순간 카페 :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15-1 

평점 : ★ (주차가 편하며, 친절하고 뷰가 상당히 아름답다.)

 

우리는 달고나 커피를 마셨는데, 이게 엄청나게 달달한 것은 아니었지만, 달콤한과 쌉싸롬함의 조화가 제법 괜찮은 편이었다. 그리고, 카페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기가 막히다.

 

말과 관련된 악세서리가 많으며, 널널한 공간이 복잡하게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유로운 편이다.

 

카페에서 가볍게 음료까지 즐기고서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다음, 다음 스팟으로 이동을 하기로 했다. 이 날 서울은 흐리고 비가 왔지만, 제주는 아름다운 햇살이 투명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어느 한 '오름' 이다. 제주에는 오름이 상당히 많은 편이며, 곳곳에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어서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드라이브를 해보면 멋진 스팟을 찾아낼 수 있다. 이곳은 딱히 공개하기는 싫다. 이미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영화, CF, 드라마 촬영장소로 섭외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람이 붐비기 시작하면 아름다운 곳이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을 것 같아 공개하지 않는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유명한 곳이 아니었음에도 와이프와 찾아간 이곳은 사람들이 꽤 붐빈 편이었고, 와이프와 함께 사진을 찍다보니 사람들이 어느샌가 모여들었다. 커플이라면 함께 사진 한장 남기고픈 아름다운 곳이긴 하다. 그래도 부디 이곳을 아름답게 지켜주었으면 싶다. 특히, 쓰레기를 좀 버리고 가지 않았으면 싶으며, 둘만이 놀러온 곳이 아닌 만큼, 너무 시끄럽게 하지 않는 것도 좋다. 어느 곳을 가던 말이다.

 

아름다운 햇살이 어느새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렌터카와 함께 기념사진 하나 찍고 싶었는데, 삼각대를 가져오지 않아 그냥 이렇게 차에 타고 있는 와이프사진 하나 남겨본다. 물론, 와이프 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공개를 원치 않아 이정도로만 만족한다.

 

제주도는 해변도 아름답지만, 한라산 중턱의 중산간 도로를 여유롭게 다녀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여행자의 매너는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2박3일의 제주도 여행 이틀째!, 서귀포에 위치하 올레시장을 방문해서 오메기떡을 하나 사서 먹기로 했다. 입 짧은 와이프에게는 식사 수준의 양이었는데, 떡 6개에 4천원이다. 매장마다 다르지만, 어느곳은 5천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오메기덕은 제주도에서 나는 '차조' 를 주 재료로 만든 떡으로, 차조를 익반죽하여 끓는 물에 삶아내 만드는 떡이다. 그리고, 쑥과 찹쌀로 만든 떡 속에는 팥소가 들어가 있는데, 요즘에는 오리지널 오메기떡보다는 다양한 고물을 묻혀서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 오메기떡을 한개씩 포장해서 판매하면 어떨까 싶다. 6개짜리가 가장 기본 사이즈인데, 맛보기만하고 시장구경을 하고 싶어하는 관광객에게는 사실 은근 양이 많다. 한개짜리만 해도 웬만한 주먹사이즈 정도가 나와서 배가 불러진다.

 

참고로, 올레시장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렌터카를 타고 방문하기 좋다.

이어서 점심을 먹기 위해 시장을 나와 성산일출봉쪽에 위치한 '백기해녀의 집' 을 들렀다. 사실, 제주도에는 해안도로 따라 곳곳에 해녀의 집이 있긴 하다. 대부분 맛있는 편이며, 대부분 양이 많고. 가격이 그렇게 싸지만은 않다. 여기를 굳이 찾은 이유는 도로가에 있지 않고, 살짝 숨겨져 있으며 조용히 경치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주 백기해녀의집 :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88-19

평점 : ☆ (와이프가 회를 잘 먹지 못한다. 나름 주차가 편하며, 조용한 것이 좋다. 하지만, 저렴하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우리는 전복과 물회(성게 + 해삼 + 소라)를 시켰고, 전복죽도 함께 시켰다. 와이프가 전복죽을 좋아하고, 전복회를 좋아한다. 이상하게 익힌 전복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반면, 나는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으며, 회를 좋아한다. 

 

양은 꽤 넉넉한 편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물회에 생선회가 없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웠다. 그래도 경치구경 잘 했다는 생각에 맛있게 잘 먹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서는 다시 와이프와 함께 조용한 카페를 찾았다. '쑝(SYONG)' 이라는 카페로,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해 있으며, 조용한 바닷가쪽에 위치해 있다.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없어 좋았다.

 

카페 쑝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공천포로 91(신례리 27-6)

조용히 여유롭게 카페를 즐기고 싶다면, 한번 방문할 만하다. 

 

럭셔리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테이블이 위치한 곳 하나하나가 마치 액자인 것처럼 공천포 바다가 보여 아름다운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다.

 

인생맛집. 홍당무 떡볶이

2박3일밖에 되지 않는 짧은 제주도 여행의 마지막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홍당무 떡볶이' 를 찾았다. 먼저 감히 평가하자면, 인생 최고의 떡볶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 서귀포시 중정로에 위치한 작은 떡볶이 집인데, 제주도에 가게 된다면 무조건 한번 가야 할 인생맛집이다. 특급호텔 쉐프 출신의 사장님은 음식에 대한 정성과 고집이 남달랐으며, 재료의 선정과 손질 및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홍당무 떡볶이 : 제주 서귀포시 중정로 45

일요일 휴무

평가 : ★ +

주차는 호텔 등 숙소에 세워놓고 오면 된다. 근처에 올레시장이 있으니,  식사 후에 둘러보는 것도 좋다.

 

홍당무떡볶이에는 훈연을 한 홍당무떡볶이가 메인이다. 우리 부부가 먹은 떡볶이는 게새떡볶이라고 해서 제주 황게와 새우. 그리고 홍합을 넣어 만든 떡볶이로, 육수부터 남다르다. 사실 이 외에도 튀김, 도새기순대, 볶음밥 등 술안주로도 손색없고, 요리로도 손색이 없는 메뉴가 다양하다. 그리고, 시즌마다 달라지는 한라봉에이드나 청귤 에이드도 있는데, 무조건 마셔봐야 한다. 그냥 길에서 파는 것과는 다르다.

 

감히 이야기하건데, 이 집의 떡볶이 맛은 행복해지며,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드는 감동적인 맛이다. 이곳의 음식이 맛이 없다면, 심보가 고약하게 뒤틀린 못된 사람이거나,  심각한 미각고자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인 만큼, 맥주도 한병 시켰다. 원래는 레드락 생맥주도 있었는데, 이제 안나온다고 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비라거도 꽤 괜찮은 맛이었고, 떡볶이와도 잘 어울렸다. 술을 많이 못마시는 우리 부부는 맥주 한병만 마실 줄 알았는데, 두병을 마셔버렸다. 그리고, 맥주를 내주시는 것도 평범치 않게 센스있는 코디가 눈에 띄었다.

 

사실, 사장님은 전투력이 좀 강해보이시는데, 그에 반해 가게 안은 귀여운 소품들로 가득했고, 말씀도 아주 구수하게 잘 해주신다. 참고로, 평소에도 점심때부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게새떡볶이. 제주 황게와 새우가 듬뿍 들어가 있는 이 게새떡볶이는 떡볶이라기보다는 해물탕에 가까운 비쥬얼을 보여주는데, 자연스러운 단맛과 깊은 감칠맛은 국물 떠먹어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가격표를 보면, 믿기지 않은 가격이다. 더 비싸야 정상인데, 떡볶이라는 이름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이 메뉴는 술안주로 개발되었다고 하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이미 이것저것 주전부리로 배를 채워놓은 상태여서 남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볶음밥까지 만들어 싹싹 긁어먹었다.

 

해물탕에 떡사리가 추가된 것 같은 비쥬얼을 게새떡볶이! 여기에 볶음밥은 매콤하게 김치가 들어가는게 아니라, 멸치가 들어가 그 맛을 더해준다. 제주도 여행을 간다면, 여기 '홍당무떡볶이' 는 반드시 들러야 후회하지 않는다. 진짜다. 반드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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