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나는 맛, 평양냉면

지역마다 맛있는 냉면집들이 있곤 한데, 강남에서는 여기 진미 평양냉면이 꽤 가볼만한 맛을 보여준다. 이미 미슐렝가이드에도 여러차례 소개되었던 진미 평양냉면은 양과 맛 모두 만족스럽다. 이미 냉면 가격이 많이 올라서 불만인 사람도 있을테지만, 맜있어서 괜찮다고 하고 싶다. 여기 진미 평양냉면은 평양냉면(물)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맛있으며, 비빔면은 약간 아쉬운 느낌이다. 비빔면은 아무래도 함흥식 쫀쫀한 면발의 비빔냉면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암튼, 진미 평양냉면은 냉면 외에도 제육, 불고기, 어복쟁반이 참 맛있다.

 

 

 

진미 평양냉면

주소 : 서울 강남구 학동로 305-3(논현동 115-10)

전화 : 02-515-3469

주차 : 발렛파킹(2천원)

 

기본찬으로 김치가 나오지만, 잘 먹지 않게 된다.

진미 평양냉면은 미슐랭 가이드 2021 인터뷰에서

 

“유명 평양냉면 식당에서 쌓은 20년의 경험과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진미 평양냉면”이라 말하는 임세권 셰프. 고객이 만족할 만큼 맛있는 냉면을 만드는 것이 그의 첫 번째 목표이고, 언제 찾아도 한결같은 맛을 즐길 수 있게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한다."

 

고 밝혔다. 한결같은 맛을 낸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실제로 평양냉면집 뿐 아니라, 냉면집들을 다니다 보면 맛이 갈때마다 조금씩 다른 곳들이 있다. 일정한 맛을 낸다는 것이 어려운데, 진미 평양냉면은 꽤 맛이 일정하며, 맛있다.

 

평양냉면은 처음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의 깊이를 알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먹고 나면 자꾸 생각나는 그 맛이 바로 평양냉면의 맛이다. 최근 북한에서는 평양냉면에 양념장도 넣어 매콤하게 즐기기도 하고, 식초도 넣고 한다는데 개인적으로는 금강산에서 처음 먹어봤던 평양냉면은 진짜 밍밍했었다. 지금 북한이 먹는 평양냉면은 그때의 평양냉면과 정말 다르다. 어쩌면 서울에서 먹는 평양냉면이 그 맛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을 아닐까 싶다. 

 

자, 일단 먹고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어복쟁반을 시켜 먹었다. 깻잎과 쑥갓이 꽤 많이 들어가 있는 진미 평양냉면집의 어복쟁반은 꽤 맛이 좋으며, 가운데 있는 양념장은 함께 끓여서 찍어먹으면 된다. 어복쟁반은 놋쟁반에 고기편육과 채소를 넣고, 육수를 부어가면서 먹는 일종의 '전골' 요리이다. 평안도 음식인 어복쟁반의 '어복' 은 소의 뱃살인 '우복(牛腹)'을 뜻하는 말로, 그 유래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다. 흔히 먹으면 사이가 좋아지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어복쟁반은 시장에서 상인들이 흥정을 하면서 기분이 상했을 때, 커다란 쟁반에 고기와 육수를 부어가면서 술도 한잔 하며 어복쟁반을 먹으면서 사이가 좋아졌다는 것에서 시작된 음식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어복이 소의 뱃살인 '우복' 이 아닌, '임금님 배꼽' 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옛날에 평양에 소고기를 좋아하던 임금이 건강 때문에 고기의 기름기를 없애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내놓으라고 해서 놋으로 만든 가운데가 움푹한 쟁반에 소 양지, 지라, 편육 및 각종 채소와 육수를 부어 만들었고, 이 놋으로 만든 쟁반이 임금의 배꼽을 닮았다 해서 '어복쟁반(御腹錚盤) 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참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많고, 알고 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어복쟁반에 들어간 고기를 양념장에 폭 찍고, 채소와 먹다가 육수 한숟갈 먹고 나면 맛도 맛이지만, 술이 생각나게 된다. 정말 여럿이 이야기하면서 즐기기에 딱 좋은 음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냉면. 투명한 맑은 육수에 메밀면이 주는 그 독특한 맛이 계속해서 평양냉면을 생각나게 하는데, 평양냉면 하면 그 계보가 다양해서 이야기하면서 먹는 맛과 함께 역시나 소주 한잔과 먹으면 더 맛있는 '선주후면(先酒後麵)' 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만든다. 보통 평양냉면은 장충동파와 의정부파로 나눌 수 있으며, 장충동파는 깔끔한 육수에 오이고명이 올라가고, 의정부파는 맑은 육수에 파와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면발은 전분이 아닌, 메밀로 만들어 앞니로 툭 끊어 먹을 수 있어 가위가 필요 없으며, 면을 들어올릴 때 따라올라오는 육수를 후루룩 공기와 함께 먹어보면 그 맛이 더 깊게 잘 느껴진다. 먹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니 정답이 없다고 하겠다. 누군가는 식초도 넣고, 겨자도 넣고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먼저 계란먼저 먹어 육수의 맑음을 유지하고, 이어서 육수를 한모금 들이마신 다음에 면치기를 시작한다. 

 

평양냉면이 일반 냉면과 달리 좋은 점은, 육수에 얼음이 있어서 머리 아프게 먹을 필요가 없으면서도 매우 시원한 맛이라는 점이다. 이 시리게 먹을 필요가 없는 평양냉면은 먹기에도 좋고, 소화도 잘 될 뿐더러 소주와도 참 잘 어울린다.

 

맛 : ★★★★

가격  : ★★★★

주차 : ★

재방문의사 : ★★★★

 

진미평양냉면의 맛은 배가 불러도 이 냉면 한그릇을 완냉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운전을 해야 해서 술을 마시지 못했던 점이 가장 아쉽다. 아참, 제육도 누린내 없이 담백하게 아주 맛있으며, 만두도 추천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냉면과 불고기의 조합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날짜

2021. 8. 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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